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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상) 지역의 뿌리 깊은 친일 잔재, 청산 제대로 해야

2018. 03.06. 00:00:00

이번 3·1절은 수많은 선열들이 나라의 독립을 위해 온갖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던 해로부터 99주년되는 날이었다. 내년이면 1백년이 된다. 나라잃은 설움이 얼마나 크고, 독립된 나라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일깨워 주는 아주 뜻깊은 국가기념일인 것이다.

이러한 의미깊은 기념일을 맞았는데도 지역의 친일잔재가 제대로 청산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당일 광주 기념식에서는 친일논란의 가곡(선구자)이 불리워지려다 취소되는 일이 발생했다. 선구자를 작곡한 조두남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돼 있으며, 작사자 윤해영 역시 친일 행적 등이 알려진 인물이다.

기념식에 앞서 광주시립합창단이 '선구자'를 부르며 공연 연습을 하고 있는 것을 본 민족문제연구소 광주지부 관계자가 현장에서 이를 지적, 제지하면서 기념식 곡으로 채택되는 일을 막았다. 이를 지적한 관계자는 "10년이 넘게 '선구자'가 친일 음악임을 지적해 왔는데 광주시는 그것도 모르고 이번 기념식 기념곡으로 부르려고 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개탄했다.

친일잔재 청산을 하겠다며 꾸려진 '광주 친일 잔재 청산 태스크포스(TF)팀'의 활동도 형식적인 회의에 그친 채 지지부진하다. 지난해 4월 광주시와 시의회, 학계, 시민단체 관계자들로 팀이 구성돼 같은 해 8월 두번째 회의를 가진 뒤 지난달 8일 세번째 회의를 가졌을 뿐이다. TF는 광주지역에 잔재해있는 친일 흔적을 지우고, 단죄하는데 이어 그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 '역사공원'조성을 목적으로 꾸려졌다.

원효사 부도전에 허가도 없이 세워진 송화식(1898~1961) 전 광주고검장의 부도비(본보 지난해 3월 1일자 1면 보도)나 광주 공원의 윤웅렬,이근호 선정비 등은 대표적인 친일 인사의 공적비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TF팀은 이들 친일인사들의 공덕비를 한데 모아 역사공원을 조성, 후대에 반면교사로 삼고자 했었다. 그러나 TF팀의 담당 직원 교체와 해당 부서의 5·18역사왜곡 대응 업무로 원래의 목적은 유명무실해졌다.

또한 TF팀 활동 시작 1년여가 지난 회의에서야 뒤늦게 친일잔재 전수조사용역 결정이 내려졌다. 그러나 이 용역 마저 지역 내 친일 잔재 조사가 전국 최초여서 신중해야한다는 이유 등으로 구체적 공개를 꺼려 아직 아무런 내용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친일잔재 청산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청산'을 외치면서 이를 그대로 남겨놓거나, 아무 의식없이 간과함은 공허하다. 내년 1백주년 행사는 유·무형의 친일 잔재가 온전히 청산된 상태에서 치러져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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