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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하) 광주 법조계마저 성폭력·성희롱이 만연하다니

2018. 03.08. 00:00:00

광주 법조계에서 일하는 여성의 절반 가량이 직·간접적 성폭력이나 성희롱 피해를 당했다고 한다. 실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법조계 마저 성폭력·성희롱이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같은 법조계의 민낯은 본보 보도(2월 7일 1면)를 통해 광주의 한 여성 변호사가 20여년 전 자신을 후원하던 목사에게 강제 추행 당한 사실이 있다고 용기있는 고백을 하면서 이미 예견됐다.

당시 해당 여성 변호사는 "18세 때 나를 후원하던 성직자(목사)로부터 강제 추행을 당했고, 매일 밤 그 사람이 나타나는 악몽을 꿨다"고 폭로했으며 '미투(MeToo) 운동' 동참을 선언했다. 그는 "앞으로 태어날 내 딸에게 더 나은 사회를 물려주기 위해, 후배 변호사와 우리의 딸, 조카, 배우자가 성범죄 피해에 침묵하고 자책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위해 감히 용기를 내 고백을 한다"고 밝혔다. 또한 "광주의 친한 후배 변호사도 자신의 고용주인 선배 변호사와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며 동료 여성 변호사의 피해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광주여성변호사회가 지난달 20일부터 28일까지 광주지역 여성변호사(102명)와 법무법인·법률사무소 여성 사무직원(452명)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성희롱 실태조사' 결과는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사에 응답한 92명 중 45명(49%)이 '최근 3년 간 법조계 인사로부터 성희롱·성폭력을 입은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전체 250건의 피해 사례 유형별로는 '외모 평가에 의한 성희롱(28.8%)', '음담패설(16.8%)', '특정 신체부위 응시(16.4%)', '신체접촉(16%)' 순이었다. 강간(미수), 강제추행, 업무상위력추행 등 형사법상의 범죄를 구성하는 경우도 18.84%에 달했다.

그러나 가해자에게 불쾌감을 표현하거나 문제를 제기한 사례(복수응답 포함)는 10%에도 못미치는 20건에 불과했다. 또 가해자들의 반응과 관련해 '중단 후 곧바로 사과했다'는 사례는 단 1건에 그쳤다. 별다른 사과없이 중단하거나(22.2%), 농담으로 웃어넘기거나(50%), 오히려 피해자를 비난했거나(22.2%), 피해자의 제지를 무시하고 계속 행동해 피해자에게 더 큰 피해를 야기한 것(22.2%)으로 조사됐다.

'미투 운동'은 이제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서 거스를 수 없는 변화의 물결이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 21세기 가장 위대한 혁명을 목도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더 많은 분야, 더 많은 사람들의 미투 운동 동참과 나아가 '미퍼스트(MeFirst)' 운동을 지지하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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