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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의 본질은 인간에 대한 탐구"
'나라타주'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

2018. 03.12. 00:00:00

"큰 사건 보다 감동 요동치는 스토리가 좋아

못되고 추한 부분도 드러내야 리얼한 멜로"

유키사다 이사오(50) 감독의 신작 '나라타주'는 선생님과 제자의 사랑을 그린 언뜻 너무나도 평범한 로맨스 영화로 보인다.

그런데 이 관계가 어느 시점에서 결론지어지는 게 아니라 수년 간 지속되면서 목표점이라고 할 수 있는 곳에 도달하지 않고 맴돌고 있다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이즈미(아리무라 카스미)와 하야마 선생님(마츠모토 준) 사이가 그렇다. 이즈미가 고등학생이었을 때부터 어엿한 직장인이 됐을 때까지 두 사람은 그들 사이에 오간 감정을 명확히 정의하지 못한다. 그저 그들은 함께 할 수 없음에 좌절하다가도 정작 함께할 때는 고통스러워 하고, 서로가 서로에게서 떠나기를 간절히 원하다가도 또 어김없이 붙잡는다. 이건 사랑이라고도 사랑이 아니라고도 말하기 힘든 이상한 감정들이다.

이사오 감독은 "인간을 탐구해나가는 작품들을 멜로라는 장르 안에서 계속해서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나라타주' 속 멜로는 간단하지 않다.

▲리얼한 멜로다. 연애라는 것, 사랑한다는 것, 이런 감정에는 그라데이션이 있다. 다시 말해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다는 거다. 만약 이즈미나 하야마가 쉽게 결단을 내리면 이들의 관계는 붕괴될 거다. 이 위태로운 밸런스가 연애의 가장 현실적인 부분이 아닌가 생각했다. 사랑의 아름다운 부분이라기보다는 사랑의 찌질함이다.

-한국 관객들은 주인공들의 사랑에 답답해한다.

▲역시 한국 관객은 대체적으로 명확한 걸 좋아하는 것 같다.(웃음) 상처주고 괴로움을 주는 관계인데, 그러면서 기쁨을 느끼는 사람들…. 사랑의 이런 측면을 경험해본 관객은 이 영화를 좋아할 거다.

-'나라타주'는 멜로를 탐구하는 영화인가.

▲그렇다. 난 큼직한 사건이나 큰 줄기가 있는 스토리에는 별 관심이 없다.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스토리, 하지만 마음 속에서는 감정이 요동치는 그런 이야기가 좋다. '나라타주'는 침묵이나 대사 중간의 여백이 더 중요하다.

-멜로 영화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일본도 그런 추세다. 미국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멜로는 상당히 과소 평가받고 있다. 흥행이라는 걸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이런 분위기가 표현의 자유랄까, 그런 걸 빼앗는다고 생각한다.

-멜로라는 건 무엇이라고 보나.

▲멜로는 자유롭다. 누구나 연애를 통해서 살아갈 활력을 얻는다. 반면에 꼭 필요한 게 아닐 수도 있다. 연애를 하지 않아도 살 수 있다. 내게는 이 자유로움이 멜로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사랑의 아름다움만 드러내는 건 진짜 멜로라고 할 수 없을 것 같다. 사랑이 반드시 아름답기만 한 건 아니지 않나. 사랑의 추한 부분, 못된 부분을 드러내지 못하면 멜로로서 가치가 없다고 본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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