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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의 시각- 'TMI'와 'PMI'

2019. 02.15. 00:00:00

주현정 무등일보 차장(통합뉴스룸 기획팀장)
지난 주말 '전지적 참견 시점'이라는 예능을 시청했다. '남의 일에 참견하는데 일가견'이 있는 이들이 스타들의 일상을 보며 시시콜콜한 참견을 늘어놓는 프로그램으로 이날 방송에는 개그맨 김수용이 출연했다. 소위 '입으로 먹고사는 직업'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방송에서조차 침묵을 지키는 캐릭터의 대명사, 김수용은 이날 후배 개그맨 이승윤과의 의도치 않은 케미를 터트렸다. 말은 많지만 정작 알맹이는 없는 '고구마' 화법을 구사하는 이승윤과 모든 상황을 단답형으로 정리해버리는 김수용의 극과 극 화법이 주목을 끌었던 것. 'TMI'와 'PMI'가 맞대결을 펼친 셈이다.
너무나 과한 정보, 'Too Much Information'을 뜻하는 신조어 TMI. 가만히만 있어도 정보가 쏟아지는 오늘날, 굳이 알고 싶지 않은데 알게 되는 너무 많은 정보가 오히려 결정 장애 또는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상황을 일컫을 때 사용한다.
몇 년 전 유행했던 '안물안궁'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다. 불필요한 정보가 의사와 상관없이 내게 유통되는 것(TMI)과 물어보지 않거나 궁금하지 않은 것(안물안궁)은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대사회는 TMI로 흘러가고 있다. SNS 등 온라인이 활발해지면서 가속도까지 붙었다. 딱 한번 소비했을 뿐인데 인공지능(AI) 기반 추천 서비스라는 명목으로 계속해서 나를 따라다니는 온라인상의 광고, 뉴스, 정보 때문에 정작 내가 필요한 것들을 놓쳐버리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세계적인 갑부 워렌 버핏은 주식에 투자하는 자사 주주들에게 '당장 경제방송을 꺼버려'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접근하기 쉬운 정보가 고급정보일 가능성은 희박한데다 너무 많은 정보는 비합리적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에서 일 것이다.
햄버거와 치즈버거, 단 2개의 메뉴 구성으로 미국에서 손꼽히는 햄버거 가게 중 하나로 성장한 '인-앤-아웃 버거'의 성공비결 역시 정보의 단순화였다. 복잡한 정보 사회를 사느라 피로도가 쌓인 이들에게 적어도 스낵만큼은 고민하지 않도록 한 마케팅 전략이 성공한 것이다.
반면 PMI(Please More Information)는 완전히 반대되는 개념이다. '더 많은 정보를 부탁하는'라는 뜻으로 내 스스로가 원하는 정보의 깊이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마스크와 같다.
PMI는 신뢰도가 생명인 언론계의 핵심 키워드이기도 하다. 독자의, 독자에 의한, 독자를 위한 기사 생산을 위해 공들여 취재하고 통찰력을 담은 결과물을 내놓음으로서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매체가 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칼럼을 쓰고 있는 기자는 불현듯 불안해졌다.
'이게 기사야? 별 내용도 없구만', '알고 싶지도 않아', '역시 기자는 아무나 하나보다'.
'PMI 반응을 기대하며 쓰고 있는 이 글도 TMI이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TMI라고 여겼다면 죄송하다. 불필요한 정보를 밀어내는 곳이 아닌 알짜배기 소식만 전하는 통합뉴스룸이 되겠다는 이야기를 하려 했다고 예쁘게 포장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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