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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칼럼- 스마트팜 혁신밸리, '실리'가 우선이다

2019. 03.07. 00:00:00

윤승한 사회부장
무작정 반대한다고 능사가 아니다. 세상 일이 그렇다. 반대에도 명분이 있고 실리가 있는 법이다. 반대가 반대를 위한 반대에 머물렀을 때 수반되는 부작용을 우리는 수없이 봐왔다. 반대도 반대다워야 한다. 반대는 당연히 명분이 수반돼야 한다. 그리고 그 명분은 상식과 합리적 가치에 근거해야 한다. 그래야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여기에 근거하지 않으면 그것은 어깃장이고 트집일 뿐이다.
때론 실리가 우선되는 경우도 있다. 명분이 단순히 '구호'에 그칠 개연성이 컸을 때다. 이럴 경우 명분이 정당하더라도 다수의 동의를 이끌어내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때론 명분보다 실리가 오히려 큰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 최선이 아닌 차선을 선택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요즘 전남도가 사활을 걸고 있는 '스마트팜 혁신밸리' 공모 사업이 딱 그렇다. '명분이냐, 실리냐'의 논란이 한창이다.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스마트팜 규모화·집적화, 청년창업, 기술혁신 등 생산·교육·연구 기능을 모두 갖춘 일종의 산업단지다. 농업의 4차혁명으로 대변되는 스마트팜 확산을 위한 일종의 전진기지인 셈이다. 기존 농법으론 더 이상 무너져가는 농촌을 되살리기 어렵다는 위기의식 속에서 농림축산식품부가 청년이 돌아오는 농촌을 만들어 보자며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사업 규모는 1천억여원이다. 이 가운데 핵심시설 규모가 769억인데, 427억원이 국비로 지원된다. 혁신밸리는 2022년까지 전국에 권역별로 4곳이 조성된다. 지난해 7월 1차 공모에서 경북 상주와 전북 김제가 선정됐다. 전남은 1차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번이 2차다. 고흥을 비롯해 경남 밀양, 강원 춘천, 경기 파주, 충북 제천, 충남 부여 등 6개 지역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8일 신청접수가 마감되면 서면·현장·대면평가를 거쳐 오는 28일 최종 2곳이 선정된다.
바로 이 사업을 두고 요즘 전남에서 말이 많다. 당연히 유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세한 가운데 지역 농민단체와 일부 야당에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가장 난감한 쪽은 역시 전남도다. 지난해 공모 탈락 이후 온갖 비난 속에서도 노심초사하며 재공모를 준비해 온 전남도로선 이같은 반발이 아플 수 밖에 없다. 지난해 1차 탈락 요인 중 하나가 지역의 반대 목소리였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신청접수 마감을 눈앞에 두고 전남도의 재도전 의지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역 농민단체들과 일부 야당의 반대 명분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농업·농민 중심이 아닌 토건 대기업 중심 사업이라는 것, 가격안정 대책 없이 생산시설만 늘릴 경우 영농 경영악화가 불가피하다는 것, 그리고 청년농 육성이 중복투자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들의 요구는 스마트팜 혁신밸리 사업의 중단이다. 반대 명분으로 충분해 보인다.
문제는 이같은 주장이 뒤늦은 감이 없지 않다는 것이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은 이미 중단될 수 있는 선을 넘었다. 지난해 7월 1차로 사업대상지 2곳이 선정됐고, 이달말 나머지 2곳이 선정될 예정이다. 사업 자체에 대한 적정성 여부를 따지기에는 때가 너무 늦었단 얘기다. 남아있는 건 '유치 성공이냐, 탈락이냐'란 두갈래 길 뿐이다. 전남이 되지 않으면 어차피 이 사업은 타 시도로 넘어갈 수 밖에 없다.
지금 이 순간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자체간 물밑 경쟁은 치열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스마트팜은 농업에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때문에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모든 지자체들이 탐낼만한 절호의 기회로 여겨진다. 선도적 지위를 굳힐 수 있어서다. 농업분야에서 이만한 규모의 국비지원 사업이 흔치 않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특히 '농도'인 전남 입장에선 더욱 절실하다.
주사위는 던져졌고, 어찌됐든 이달말이면 모든 게 결정된다. 당연히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전남으로 귀결돼야 한다. 그게 농도인 전남으로선 최선의 선택이다. 그래야 농민단체 등이 제기한 우려들에 대한 개선의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지금 절실한 건 지역내 여론 결집이다. 그리고 그 결집의 전제조건은 '우선 전남 농업이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명분을 내세운 뒤늦은 반대보다 실리가 우선돼야 하는 이유다.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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