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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 스튜어드십 코드

2019. 04.04. 00:00:00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선임 부결로 ‘스튜어드십 코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달 27일 열린 대한항공 정기주주총회에서 국내 최대 투자기관인 국민연금과 외국인주주 소액주주 등의 반대로 연임이 좌절됐다. 이날 주총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은 찬성 64%와 반대 36%로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동의를 얻지 못해 부결됐다. 조 회장의 대한항공 대표직 박탈에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앞으로 주주 행동주의가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
수탁자 책임 원칙인 ‘스튜어드십 코드’는 집사를 부르는 ‘스튜어드’(Steward)와 규정의 의미인 ‘코드’(Code)의 합성어로,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들의 의결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한 자율지침이다. 서양에서 큰 저택이나 집안 일을 맡아 돌보는 집사 처럼 기관 투자자들이 고객 재산을 선량하게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필요성에 따라 생겨난 용어다.
기관투자자들이 투자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주와 기업의 이익 추구와 성장, 투명한 경영 등을 이끌어 내기 위한 것이다. 지난 2010년 영국이 최초로 도입했다. 이후 캐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네덜란드, 스위스, 이탈리아, 말레이시아, 일본 등에서 잇따라 도입해 운용 중에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부터 시행됐고 국민연금이 2018년 도입해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행사로 국민들과 소액주주들의 ‘스튜어드십 코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29일 조사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대한 국민 여론’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의 비리와 독단 경영을 견제하고, 투명성을 높일 수 있으므로 찬성한다’는 응답이 1차 조사 보다 4.3% 포인트 증가한 59.7%으로 나타났다.
다른 선진국과 달리 주주권 행사에 대한 경험이 풍부하지 않아 제도 정착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스튜어드십 코드’ 확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한항공 사례가 국민연금은 물론 기관 투자자와 소액주주들이 활발하게 주주로서 목소리를 내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박석호기자 haitai200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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