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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의 시각- 임시정부 100년과 GS도시락

2019. 04.19. 00:00:00

선정태 사회부 차장
GS편의점의 ‘독립운동가 이승만 도시락’ 논란이 뜨겁다. 이 논란이 하필이면 3·1운동 100년, 3·1운동의 동력을 이어가기 위해 상해에 임시정부를 수립한지도 100년이 된 해에 발생해서 더 그렇다. 물론 그 도시락도 ‘임정 100년’을 기념하기 위한 이벤트였겠지만 말이다.
‘독립운동가 이승만’에 대한 찬반은 여전히 뜨겁다. 일부에서는 이승만이 독립운동을 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 이후 행적을 따져가면서 독립운동가 대우를 규정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승만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은 몇년 전 뉴라이트가 이승만을 미화시키는 등 역사를 정치화하고 편 가르기의 도구로 삼았던 논리와 똑같다는 훈계도 나오고 있다.
이 논란의 포인트를 정확히 하자. ‘독립운동가’로서의 이승만을 인정하지 말자는게 아니다. 이승만의 수많은 행적이 ‘존경받을 만한’ 인물이냐는 것이다. 공보다는 과가 더 많은 사람을 널리 알리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취지다.
일제강점기 때 그는 미국에서 외교를 무기로 독립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상해에 임시정부가 세워져 첫 대통령이 된 후 임기 5년여 동안 ‘외교’를 이유로 상해에 고작 몇개월 머물렀다. 그러다 결국 우리나라 첫 ‘탄핵’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1919년이 아닌 1948년을 대한민국 건국의 해로 정하자는 이유도 여기에서 나왔을지 모른다. ‘임정 100년’을 맞은 해에 임시정부를 부정하게 하는 단초가 된 인물을 후세들이 기념해야 하는지는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이승만이 대통령이 된 후로도 수많은 일이 있었다. 6·25때 ‘서울은 무사하다’며 한강대교를 폭파한 사건부터 ‘사사오입’으로 유명한 3·15부정선거, 이어진 4·19혁명. 이처럼 그의 부정이 우리나라 현대사에 큰 전환을 이뤘지만 가장 심각한 것은 제주4·3사건이라는 생각이다.
1947년 3·1절 발포로 시작된 ‘4·3’은 1954년 9월21일 끝났다. 무려 7년7개월 동안 공산주의자 내부 반란 싹을 자르겠다며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하면서 수많은 제주도민이 희생됐다. 70대 노인부터 성인 남녀, 심지어 3세 아이까지. 제주도민의 10%가 죽음을 맞아 ‘백조일손(百祖一孫)’이라는 가슴아픈 단어도 알려지게 됐다. 이처럼 이승만을 언급하면 우리나라의 가슴아픈 현대사를 떠올릴 수 밖에 없다.
다시 ‘이승만 도시락’으로 돌아가자. 이 도시락을 판매한 대기업의 모태는 ‘백산상회’다. ‘백산상회’는 상해 임시정부의 자금줄이자 운반책을 맡은 민족기업이다. 임시정부를 지원해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큰 힘을 보탠 기업이 ‘이승만 도시락’을 만들어 기억하자고 알리는 일이 참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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