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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의 참 의미
입력 : 2019. 10. 09(수) 18:12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시행령이 지난 8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 시행령의 취지는 무너진 교권을 바로 세워보자는 데 있다. 골자는 침해가 발생할 경우 학부모는 교사의 심리상담이나 요양치료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에게는 가해 정도에 따라 전학이나 퇴학 처분까지 내려진다. 학생이 교육활동을 방해했다면 사회봉사나 출석정지, 학급교체 등의 조치도 취해진다. 이 시행령은 오는 17일부터 현장에 적용된다.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안타깝다. 예로부터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고 했다. 당나라 승려 도선은 그의 ‘교계신학비구행호율의(敎誡新學比丘行護律儀)’란 책에서 “스승을 따라 걸어갈 때는 웃거나 떠들면 안 되고, 스승의 그림자를 밟지 않도록 일곱 자 남짓 떨어져야 한다”고 했다. 심지어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고 해 임금과 스승, 아버지의 은혜를 동일시하기도 했다. 그 만큼 스승의 존재는 무거운, 존경의 대상이었다. 그런 스승의 존재가 이젠 법을 통해 보호받아야할 처지로 내몰렸다. 이번 시행령의 이면에 바로 이런 현실이 반영돼 있다. 시행령이 꼭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다.

교권침해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학생과 학부모들의 무례를 넘어선 거친 말과 행동은 이제 다반사가 됐다. 이는 교육부의 교권침해 현황 자료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

교육부가 국회 교육위원회 자유한국당 김한표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동안 광주·전남에서 발생한 교권침해 사례는 총 1천162건이었다. 광주는 697건, 전남은 465건이었다. 침해 유형은 상해·폭행, 폭언·욕설, 성희롱 등이었다. 겉으로 드러난 게 이 정도다. 이 지경이니 학교 현장에서 ‘교사는 스승이 아닌 월급쟁이’란 자조섞인 탄식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사실 교권을 법으로 얘기하는 것 자체가 낯설다. 하지만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순 없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받아들여야 한다. 이번 시행령에 거는 기대이기도 하다. 교권은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 모두의 몫이다. ‘가르침’과 ‘배움’의 참된 의미가 바로서야 진정한 의미의 교권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

윤승한 사회부장 shyoon@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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