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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31주년]한전공대 왜 필요한가?
교육은 100년을 준비하는 국가 경쟁력
‘말뫼’·‘소피아 앙티폴리스’ 모범
좋은 교수진에 학생들 모집 관건
세계 유명 전문가 모일 수 있어야
대형연구시설 유치 등 성과 내야
입력 : 2019. 10. 09(수) 19:03
지난달 학교법인이 공식 설립돼 2022년 개교 일정에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는 나주의 한전공대 부지.
한전공대 설립은 2017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지역공약으로 시작된 뒤 국정과제로 채택되면서 본격화 됐다.

이후 컨설팅 용역을 비롯해서 지난해 12월에 정부 7개 부처와 지자체, 한전이 함께 참여하는 ‘범정부 설립지원위원회’가 출범된다.

또 나주 부영CC자리에 후보지를 설정하는 등 우여곡절을 거치며 지난달 학교법인이 공식 설립돼 2022년 개교 일정에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당 등 일부 정치권에서는 지방인 나주에, 적자인 한국전력이, 학생 수가 줄어가는 상황에 새 학교를 세워야 하느냐는 등의 반대의견을 내고 있지만 교육은 100년을 내다 봐야 한다는 고금의 진리를 거스릴 수 없다.

스웨덴 ‘말뫼’는 한 때 조선업이 발달해 중흥기를 맞았지만 90년대 서유럽 경기침체로 조선소가 도산하고 실업률이 22%까지 상승하는 등 쇠락의 길로 접어든다.

실제로 2002년 세계 골리앗 크레인을 현대중공업에 1달러에 매각하는 ‘말뫼의 눈물’사건이 일어난 지역으로 당시 2만7천 여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이후 스웨덴 정부의 4조8천억 지원에도 불구하고 조선업이 회생되지 못하자 조선소를 폐기한 자리에 ‘말뫼대학’을 세운다.

‘말뫼대학’은 의학과 바이오, IT분야의 첨단 기술을 개발하고 인큐베이팅 하는 역할을 하며 지역은 물론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인구증가율 12% ▲지역민 중 절반이 35세 이하 ▲지역 총생산 3배 향상 ▲소득 1.8배 ▲일자리 6만개 창출 ▲500개 벤처기업 입주 등은 말뫼대학 설립 이후 결과물이다.

어쩌면 나주와 닮은 프랑스의 ‘소피아 앙티폴리스’도 좋은 사례가 된다.

농업중심으로 경제구조가 좋지 않은 이곳에 프랑스는 1조원이 넘는 예산을 지원, 첨단과학기술단지를 조성했다. 이후 ‘소피아 앙티폴리스’는 ‘IT’ 밸리라고 불리며 개발 30년 만에 세계 10대 지식기반 선도지역이자 프랑스 경제성장과 과학발전의 원동력이 됐다.

▲IBM 등 1천400여개 기업 입주 ▲세계 70개국 3만여명의 연구원 ▲입주기업의 40%가 IT기업 일자리의 50% 차지.

반면 국내 대학경쟁력은 세계 주요 63개국 가운데 49위로(MD, 스위스 소재 국제경영개발원 발표) 양적 성장에 비해 질적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실정이다.

2017년 통계청 자료를 보면 대학생 1천명 당 창업기업 수도 우리나라는 0.544 지만 미국은 3.623, 이스라엘은 무려 5.426으로 많게는 열배 정도 차이가 난다.

한전공대 규모를 보면 대학원 600명 학부생 400명으로 모두 1천 여명에 교수 100명, 교직원 100명이다. 캠퍼스도 교지는 40만㎡, 교사 등 건물은 14.6만㎡ 정도다.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교수진과 좋은 학생들을 어떻게 유치하느냐의 문제다. 때문에 설립지원위원회에서는 한전공대 활성화를 위해서는 국가 대형 연구시설 등의 유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지난 7월에 열린 (가칭) 한전공대 설립지원위원회 3차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논의됐다.

3차 회의 때 논의된 국가 대형 연구시설로는 ▲4세대 원형방사광 가속기 ▲전(全) 주기 수소 실증연구소 ▲에너지 토탈 시뮬레이터 등이 거론됐으며 이 가운데 ‘4세대 원형 방사광 가속기’ 도입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논의됐다.

‘4세대 원형 방사광 가속기’는 고에너지 전자빔으로 방사광을 이용해 모든 물질의 구조를 1천만 화소까지 구현해 낼 수 있는 세계 2대 밖에 없는 장치로 관련 연구와 산업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4세대 원형 방사광 가속기’(둘레 2㎞ 기준) 설치에는 1조2천500억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공대 설립단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의 25%가 연구에서 ‘4세대 원형방사광 가속기’를 활용한 것으로 알려져 대형 연구시설이 들어서면 한전공대 활성화는 물론 연구 성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웨덴의 말뫼대학이나 프랑스의 ‘소피아 앙티폴리스’ 전문가들이 나주에 와주기를 바라 본다. 도철기자 douls18309@srb.co.kr



“한전공대, 미래에 대한 투자”

이현빈 한전공대 설립단장

지난달 창립총회를 마친 한전공대는 연내에 학교법인 설립을 위한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지난 1월 나주 부영CC 자리에 입지를 결정한 뒤 4월 지자체 협약을 통해 부지와 재정지원을 약속받았다.

7월에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최소 지자체 수준의 정부지원 약속을 담은 대학설립 기본계획이 의결됐다. 8월에는 한전 이사회에서 한전공대 설립 및 학교법인 출연(안)을 의결했고, 최종적으로 국무회의 보고를 통해 정부 지원의지를 공고히 했다. 최근에는 ‘광주·전남 범시도민 지원위원회’도 출범, 민간 지원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전공대 모델은 ‘세계 유일의 에너지 특화 공과대학’으로 ‘글로벌 에너지 연구와 창업의 허브이자, 오픈 플랫폼(Open Platform)’이다. 40여개의 국내외 유수 대학을 벤치마킹하고, 수많은 에너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밑그림을 마련했다. 그렇지만 일부‘왜 한전공대를 설립해야 하는 가’라는 우려가 이어져 안타깝다.

첫 번째는 학생 수 감소, 대학 구조조정에서 ‘대학 신설이 필요한가’라는 의구심이다. 혁신하지 못하는 대학은 문을 닫아야 하지만, 혁신을 이루어 낼 대학은 오히려 설립돼야 교육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 한전공대는 2030년까지 2.8경원 규모의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신산업 기회를 선점하고 선도국 대비 4.5년이나 뒤처진 기술경쟁력을 확보하자는 국가의 전략적 시도이자 투자다.

두 번째는‘나주’가 지방 소도시라 점이다. 프랑스 소피아 앙티폴리스는 1조원이 넘는 정부 지원을 통해 연구소와 기업을 유치한 뒤 과거 농업중심의 지방도시에서 세계 10대 지식기반 선도 지역이자 프랑스 경제성장과 과학발전의 메카로 탈바꿈했다.

세 번째로 한전의 경영적자에 따른 염려다. 미래를 위한 투자와 혁신은 어려울 때나 좋을 때나 지속돼야 한다. 특히 교육은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다. 한전공대는 혁신적인 교육모델 도입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창의·융복합 인재를 키워내 에너지 기술역량을 높이는 것은 물론 산업생태계 확장과 국가와 지역 혁신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다.

최근 일본 수출규제에서 보듯, 기초과학의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이런 의미에서 한전공대는 단순한 또 하나의 대학이 아니다. 도철기자 douls18309@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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