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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 치킨 로봇에 세금을
입력 : 2019. 11. 07(목) 16:19
방적은 솜이나 고치, 털 등에서 실을 뽑는 것을 말한다. 19세기 영국에서는 대부분 사람 손을 써서 실을 뽑았다. 그러다 영국의 산업혁명으로 방적 기계가 발명되면서 기계로 실을 뽑기 시작했다. 방적기를 써서 실을 뽑으면서 생산량이 획기적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방적기로 인해 섬유산업 노동자들의 삶은 되려 무너져 내렸다. 사람이 하던 일을 기계로 대신하자 할일이 줄어든 것이다. 작업 속도나 생산량이 비교가 되지 않았다. 당연히 임금도 속절없이 곤두박질 쳤고 하루종일 일해도 겨우 빵 하나를 살까말까 했다. 숙련공이 급속히 시다(비숙련공)로 대체되면서 공장 경영주는 쾌재를 불렀고 노동자는 비명을 질렀다.

1811년 견디다 못한 영국 노팅엄노동자들이 들고 일어났다. 방적기계를 때려부수기 시작한 것이다. 러다이트 운동(기계파괴 운동)의 시발이었다. 러다이트 운동은 영국전역으로 삽시간에 퍼져 나갔다. 영국 정부는 경영주들과 손잡고 러다이트들을 혹독하게 탄압했다. 수많은 노동자가 유배되거나 교수형에 처해졌다. 러다이트 운동은 기계발명이 인간의 수고를 덜어주는 것이 아니라 삶을 파괴 한다는 것을 극명히 보여 주었다. 기계를 부수는 것은 인간의 일자리를 뺏는 기계에 대한 복수였던 셈이다.

“마침내 로봇이 치킨을 튀기는 시대가 왔습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제목이다. 국내 한 프랜차이즈 치킨점 로봇 치킨을 소개하는 글이다. 로봇 출현에 감탄하는 댓글과 “입력된 대로 움직이는 로봇이 무슨 4차산업이냐”는 엇갈린 반응이다. 그러나 싫든 좋든 로봇이 치킨을 튀기는 시대는 다가왔다.

설마하니 로봇이 치킨까지 튀기겠는가 했던 생각이 여지없이 무너져내리는 기분이다. 하루 종일 불평 한마디 없이 밤낮없이 튀길 로봇을 생각하니 치킨집 종업원들 앞날이 걱정스럽다. 프랜차이즈 회사야 이익이 늘어 좋을지 모르지만 치킨집 종사자들의 처지는 한마디로 캄캄하다.

로봇이 치킨을 튀기는 4차 산업시대! 이것이 축복인지 재앙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기 때문이다. 치킨 로봇이 등장하면서 치킨 로봇을 부수는 ‘치킨 러다이트 운동’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 로봇이 사람 일자리를 뺏는 일은 이제 너무 흔한 일이 됐다. “치킨 로봇에 세금을 물려 치킨집 종업원을 보호하자”는 구호도 그리 멀지 않은 미래다.

나윤수 칼럼니스트 nys804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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