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 사람들
눈시울 붉힌 백발 수료생 "학사모를 쓰다니 기쁘네요"
나주시 성인문화교실 수료식
입력 : 2019. 11. 08(금) 14:41
“이 나이에 학사모도 써보고, 참 오래 살고 볼 일이에요.”

나주 성인문해교실 최고령 수료생인 공산면 봉곡마을 85세 김 모 할머니가 감격의 눈시울을 붉혔다.

나주시(시장 강인규)는 지난 8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성인문해교실 참여자 및 강사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9년 성인문해교실 은빛배움터 수료식’을 열었다.

올해 국가평생교육진흥원 공모 사업 선정을 통해 추진된 나주시 성인문해교육은 지난 5- 10월까지 세지면 죽동마을 등 7개 마을 66명의 어르신을 대상으로 문자 읽기·쓰기·셈하기 등 일상에 필요한 기초능력 향상에 중점을 두고 운영됐다.

각 마을에 배정된 문해교육 교사들은 어르신 참여자들이 요청한 장소와 일정에 따라 마을회관, 경로당 등에서 학습자 수준을 고려한 문자 해득, 기초 산술 영역을 비롯해 편지쓰기, 금융활동, 핸드폰 활용, 체험학습 등 맞춤형 학습을 실시해왔다.

특히 지난 10월 2019대한민국 마한문화제에서 열린 제3회 평생학습축제 전시부스에는 문해교육을 통해 한글을 깨우친 어르신들이 직접 쓴 시와 도자기접시, 문패 작품 등을 선보이며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날 수료식은 지난 6개월 간 교육 과정을 돌아보는 수업영상 시청, 수료증 전수, 축사, 수료생 기념촬영, 성인문해 전시물 관람 순으로 진행됐다.

강인규 시장은 축사를 통해 “배움의 시기를 놓친 채 한 평생을 누군가의 배우자이자, 부모로 살아오신 어르신들의 삶 가운데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성인문해교육이 만학의 기쁨과 보람의 시간이 됐길 바란다”며, “내년에는 마을을 더 늘려, 더 많은 어르신 학습자들이 배움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수료식에 참석한 어르신들은 시에서 준비한 학사모, 학위복을 착용하고 단체기념사진을 찍으며, 한자 한자 글을 깨우치며 느꼈을 환희와 감동의 순간을 추억으로 간직했다.

수료식 이후, 어르신들은 화순군 국화축제장에서 수학여행을 즐겼으며, 화순시네마(극장)에서 한글을 막 배우기 시작한 할머니들의 인생 이야기를 담아낸 영화 ‘칠곡가시나들’을 관람하는 등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수료생 김 모(80·세지면) 어르신은 “생활 형편이 어려워 한글을 배우지 못했는데, 배움의 한을 풀고, 멋진 학위복도 입고, 수료증도 받고, 난생 처음 영화관도 와보고 진짜로 오늘이 내 인생에서 제일로 좋은날”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도 100세 시대 지역 노년층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평생학습 활성화에 최선을 다해가겠다”며 “세대별 맞춤형 학습을 통해 얻은 재능을 지역사회에 나눌 수 있는 평생학습도시 구현에 노력해가겠다”고 전했다.

나주=황종환기자 h6450909@srb.co.kr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