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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창업 청년들 성공스토리

"이젠 농업도 과학···6색 무지개 토마토에 꿈 담았죠"

입력 2023.05.03. 17:43
[농촌 창업 청년들 성공스토리]
⑲반서진 나주 맛디아농장 대표
농업대학서 이론·실습 배운 뒤 토마토 농장 운영
‘품종마다 다른 색’ 입혀 소비자들 ‘이목’ 집중시켜
“청년·귀농 등 대상 교육자 되는 게 최종 목표”
맛디아농장 반서진 대표가 직접 수확한 토마토를 손에 들고 있다.

[농촌 창업 청년들 성공스토리] ⑲반서진 나주 맛디아농장 대표

"소비자들에게 쉽게 토마토 품종에 따라 맛이 다 다르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알려주기 위해 일부러 색을 입혔습니다.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토마토를 많은 사람들이 알고 먹었으면 좋겠습니다."

나고 자란 나주에서 토마토 농장을 운영하는 반서진(27) 맛디아농장 대표는 토마토를 중심으로 노지양파와 멜론 등을 키우고 있다. 또 대학교 등 기관을 대상으로 토마토와 관련된 교육과 체험농장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준비된 성인'으로 성경에 등장하는 '맛디아'처럼 준비된 농업인으로서 소비자들과 만나고 싶다는 반 대표는 이론과 현장을 토대로 맛좋은 토마토를 생산하기 위해 지역 농업인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으며 농업 관련 대학원 석사과정을 다니며 '농업 교육자'의 꿈도 키우고 있다.


◆'준비된 농업인' 꿈을 꾸다

현재 청년 농업인으로 토마토 키우기에 집중하는 반 대표의 학창시절 꿈은 '경찰관'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졸업반인 3학년이 되자 목표가 바뀌었다. 학교생활을 하면서 평범한 직장인 생활이 성격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깨달은 그는 나주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부모님을 따라 농업인으로 살기로 정하고 전남대 농업대학에 입학했다.

물론 부모님의 반대는 극심했다. 부모님은 농사를 업으로 했던 것을 경험 삼아 '몸 편한 직장 가져라'라고 설득했지만 반 대표는 농사가 체질에 맞는다는 점을 저극 어필했다. 결국 반 대표는 부모님으로 부터 허락을 받고 본격적으로 농업에 뛰어들었다.

농장을 운영하기에 앞서 농장명을 정해야 했던 반 대표는 성경에서 나온 '준비된 성인'으로 나오는 '맛디아'를 이름으로 내세우기로 했다.

맛디아는 '여호와의 선물'이란 뜻으로, 제비를 뽑아 사도로 선택된 인물이다. 제비로 뽑혔지만 유대에서 전도하다 돌에 맞아 순교한 인물로서 성인의 반열에 오른 인물이다. 반 대표는 '준비된 자로 성인의 반열에 오른 맛디아처럼 준비된 농업인으로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겠다'는 마음가짐을 담아 '맛디아'로 농장명을 결정했다.

반 대표는 "처음에 반대가 심했던 부모님도 6년째 성실하게 농장을 운영하는 모습에 응원해주고 계신다"며 "하루 일과가 바쁘지만 소비자들에게 좋은 품종의 토마토를 제공하겠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맛디아농장 반서진 대표가 직접 수확한 6가지 색상의 토마토를 손에 들고 있다.

◆'무지개 토마토'를 내세우다

반 대표는 토마토를 작물로 선택한 이유러 '소비자들에게 가장 많이 선택되는 작물'이라는 점을 꼽았다.

반 대표에 따르면 전 국민의 70%가 토마토를 즐겨 찾는다고 한다. 10명 중 7명이 선택하는 만큼 토마토 농가도 많겠지만 그만큼 판로도 많겠다는 계산에서 토마토를 선택한 반 대표는 처음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청년 농업인 융자를 통해 대지를 구매하고 하우스 시설 3동을 설치한 그는 일반적인 붉은 토마토를 재배해 판매에 나섰지만 홀로 농업에 필요한 모든 업무를 해야하는 탓에 24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 줄도 모를 정도로 바쁘게 보냈다. 반 대표는 현재도 재배와 수확, 세척, 포장, 판매까지 혼자서 하고 있다.

게다가 소비자들의 '낯섦'도 컸다. 토마토 품종마다 맛이 다 다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토마토는 한가지 맛'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고, 처음에는 당황스러웠다는 것이 반 대표의 설명이다.

반 대표는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거듭한 끝에 품종마다 다른 색을 입혀 '무지개 토마토'를 판매하기로 했다. 색이 다른 토마토의 경우 품종이 다르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고, 평소 토마토에서 볼 수 없었던 신기한 색감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맛디아농장 반서진 대표가 직접 수확한 6가지 색상의 토마토.

현재는 6가지 색의 품종이 다른 토마토를 판매하고 있고, 지난해 4천여만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시설 이외의 부지에 노지 양파를 키우고 있고, 토마토·멜론 체험활동도 진행하는 등 다양한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토마토랜드'에서 진행되는 토마토 교육에서는 ▲토마토 심기 ▲토마토 상자 그리기 ▲토마토 수확 ▲토마토 음식 만들기(햄버거 등)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반 대표는 "대지에 비해 하우스 시설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았고, 남은 땅에 작물을 심어 초기 투자금을 모으자는 생각에 노지양파를 키우고 있다. 토마토를 중점적으로 재배할 예정인 만큼 노지양파는 조만간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멜론 체험의 경우 수익성이 낮다는 생각에 올해는 재배를 해야할지 고민이다"며 "토마토 체험은 5월부터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농촌 교육자' 목표 위해 최선

반 대표의 최종 목표는 '농촌 교육자'로, 농촌교육 전문기관을 설립하는 것이다.

반 대표는 꿈을 이루기 위해 현재 전남대학교에서 농업 관련 대학원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농촌 교육자라는 목표를 세운 이유는 '농업도 과학이다'는 신념에서다. 또 청년 농업인들이 귀농과 작물 선택 등에 대해 쉽게 접근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간격을 좁히기 위해서 '농촌 교육자'를 꿈꾸고 있다.

현재는 대학생을 비롯해 학생들을 위한 '토마토 교육'을 진행 중이다.

맛디아농장 반서진 대표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체험학습을 실시하고 있다.

생업이 있기에 연중 열지는 못하지만 '토마토랜드'라는 교육장을 따로 마련해 운영 중이다. 토마토랜드에는 앉아서 교육을 들을 수 있는 책·걸상이 마련돼 있으며, 어린 학생들도 '토마토'라는 작물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도록 그림책부터 토마토 관련 서적들 100여권도 갖추고 있다.

올해는 5월 중순부터 토마토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교육장에서의 강연을 통해 교육자로서의 꿈을 실현시키는 데 한 발짝 더 다가가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최종 목표를 생각하기 전 생업으로 삼은 '토마토 농장'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하우스 시설 1동을 추가로 설치 중이다. 설치가 완료되면 현재 4천여만원의 수입에서 최대 1억 5천여만원까지 매출액이 증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 대표는 어느정도 수입이 안정되면 농촌 교육을 위해 전문적인 지식 습득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토마토 체험학습 현장인 토마토랜드에 비치된 토마토 관련 책자

반 대표는 "농업도 과학기술의 변화에 따라 농법 등이 수시로 바뀌고 있는 만큼 맛 좋은 작물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경험과 기술 습득이 필요하다"며 "토마토도 재배 과정과 품종의 다양함 등을 알고 먹으면 더 맛이 깊게 느껴질 수 있다는 생각에 '토마토랜드'를 운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맛디아 농장 토마토'는 나주와 광주 수완동에 위치한 로컬푸드직매장에서만 구매할 수 있지만 하우스 시설이 완공되고 농장 업무를 도울 사람을 구한다면 온라인 등에서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맛도 보고 눈으로도 즐기는 '맛디아 토마토'를 애용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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