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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은둔형 외톨이' 20~30대 대졸 男 많다

입력 2021.01.26. 18:02 수정 2021.01.26. 19:26
광주시, 전국 최초 관련 실태조사
취업실패 계기로 '집콕' 생활 多
사회적응 촉진 시책 발굴용 활용

#대학교를 졸업한 김준호(가명)씨는 몇 달째 갇힌 생활을 하고 있다. 온 종일 집에서 휴대전화와 컴퓨터로 게임을 하거나 잠을 자는 것으로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그는 집 앞 편의점을 다녀오는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외출도 하지 않는다. 김씨의 '집콕'은 번번이 취업에 실패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낮아진 자존감 탓에 외출을 꺼리게 된 것이 문제였다. 그런 김씨를 지켜보며 위로와 격려를 보냈던 가족들은 이젠 '뭐라도 좋으니 외출이라도 하라'며 언성을 높인다.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김씨는 그럴수록 더욱 위축될 뿐이다.

광주시가 전국 최초로 지역 내 은둔형외톨이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은둔형외톨이는 통상 6개월 이상 한정된 공간에서 외부와 단절된 상태로 정상적 사회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의미한다.

26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역 은둔형외톨이는 20~30대 대학을 졸업한 남성들에게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취업 실패와 우울증 등 정신적 어려움을 이유로 스스로를 격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시는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공동주택 거주 10만세대를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총 응답자 1천95명 중 349명(당사자 응답 237명·가족 대리 응답 112명)의 유효표본을 추출했다. 그 결과 '은둔생활을 한다'고 응답한 이는 남성(266명·64.8%)이 여성(123명·35.2%) 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20대(155명·44.4%)와 30대(93명·26.6%)가 많았다. 대학교 졸업 이상자가 41.5%(145명)를 차지했으며, 3~4명의 가족과 함께 거주하면서 은둔생활을 하고 있거나 했었다고 답한 이들도 56.2%에 달했다.

당사자 2명 중 1명(50.6%)은 가끔 편의점 방문이 외출의 전부라고 답했고, 은둔생활 기간은 '6개월 이상 1년 미만'이 31.2%, '1년 이상 3년 미만'이 24.9%였다.

은둔생활을 시작하게 된 계기로는 취업실패(27.8%)와 우울증 등 정신적 어려움(26.6%)을 꼽았다. 이들은 평소(중복 답변) 스마트폰 사용(53.2%)과 PC·인터넷게임(50.2%), 잠자기(41.8%) 등으로 시간을 보낸다고 응답했다.

10명 중 6명(60.8%)은 '속마음을 털어놓을 대화 상대가 전혀 없다'고 말했으며, '가족과 대화를 전혀 하지 않는다'는 답변도 42.9%에 달했다. 95.8%는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고 응답했고, 'PC나 휴대전화가 없으면 잠시도 진정할 수 없다',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 서투르다'는 응답은 각각 78.5%, 93.2%로 나타났다.

가족들 대부분은 '은둔생활 당사자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어 답답하다'(83.9%), '언제까지 돌볼 수 있을지 걱정이다'(86.6%)고 토로했다.

심층면접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22명(당사자 11명·가족 11명)은 대인관계에서 갈등과 따돌림 등을 경험했거나 사회 재진입에 대한 기대와 함께 대인관계 두려움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시는 이번 실태조사를 토대로 은둔형외톨이가 자존감을 회복하고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한편 사회적응을 촉진하기 위한 시책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광주시는 27일 오전 시의회 5층 회의실에서 용역조사 공유회를 개최한다.

주현정기자 doit85@srb.co.kr·이삼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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