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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후보들 광주·전남 대선공약 기대치 이하

입력 2021.09.14. 18:37
광주는 AI, 전남은 에너지산업
대동소이 '복사 붙여넣기' 수준
그나마 박용진 비전은 주목할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 세번째)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화상으로 '광주-전남 지역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이재명 캠프 측 제공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의 광주·전남 공약이 대부분 공개됐다. 저마다 낙후된 호남 산업지형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극복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 이하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부분이 시·도에서 이미 추진하고 있는 사업을 대동소이하게 붙여넣어서 전략적 큰 그림으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다. 다만, 박용진 의원의 '광역경제권' 그랜드비전이 주목받았다.

14일 현재까지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 대부분은 광주·전남 공약 발표를 마무리했다.

지역민들의 관심을 모은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는 모두 광주·전남을 4차산업혁명의 중심지로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광주·전남이 4차산업혁명이라는 전환을 맞은 시점에서 산업적 성장을 이뤄낼 기회라는 점에서는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문제는 획기적인 그랜드 비전 없이 기존 시·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나 시·도에서 대선주자에 제시한 대선공약을 '복붙'(복사해서 붙여넣기)한 수준에서 크게 나아가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8일 오후 광주시의회 시민소통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호남권 공약 발표를 하고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두 후보의 공약을 살펴보면 지역 미래산업과 관련한 핵심은 광주는 AI와 자동차산업 중심의 성장, 전남은 에너지산업 중심 성장이다.

우선 광주의 경우 이 지사는 광주형 일자리를 중심으로 한 AI 반도체 산업과 연계한 자율주행 자동차산업 발전을 제시했다. 이 전 대표는 ▲글로벌 수준의 인공지능 집적단지 구축 ▲인공지능 가전 특화기업 육성 플랫폼·테스트베드 구축 ▲빛그린산단을 전기차 산업 메카로 발전 지원 ▲K-테크노폴리스 조성 등을 공약했다.

전남의 경우 이 지사는 ▲해상풍력 지원부두·배후단지 개발 지원 ▲재생에너지 주민소득형 모델 '햇빛연금·바람연금' 제도 도입 ▲초광역 에너지경제공동체(RE300) 구축 지원 ▲한국에너지공대 기후·에너지 중심 일류대학 육성 ▲고흥 우주발사체 산업 클러스터 조성 ▲대불산단 친환경 중소형 선박 전문 산업단지 조성 등을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박용진 의원이 지난 13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의회 1층 시민소통실에서 '광주·전남 공약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 전 대표는 ▲초광역 에너지경제공동체 구축 지원 ▲한국전력을 신재생에너지 플랫폼 기업으로 육성 ▲그린 분야 부품산업 육성 ▲국가 드론 산업 육성 ▲고흥 우주발사체 클러스터 조성 등이다.

이들 공약 대부분이 광주시와 전남도, 지역 정치권이 집중적으로 육성 또는 계획하고 있는 산업으로 대선공약화를 통한 확실한 지원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현안 사업에 대한 단순 지원에 그치고 산발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또 두 후보 모두 광주와 전남의 관광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발전 전략은 부재했다.

당장 같은 경선 후보에게서도 비판이 나왔다. 박용진 의원은 지난 13일 자신의 광주·전남 대선 공약을 발표하며 "많은 후보들이 광주와 전남을 위한 공약을 발표했다. 거창해보이고 대단해 보이지만 이미 수년전에 발표된 공약들과 내용이 거의 같은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 "점 단위의 산발적 공약이 대부분"이라는 비판도 덧붙였다.

특히 이 지사의 경우 광주지역 미래산업 공약이 부실하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이 지사가 발표한 산업 관련 공약은 AI를 연계한 자율주행차 자동차 산업과 바이오 헬스 산업 발전이 사실상 전부다. 광주·전남 공동으로 초광역에너지공동체, 식품산업 육성, 스마트팜 확대 등도 있지만 광주보다는 전남지역 공약에 가깝다. 광주 숙원인 군공항 이전 문제마저도 지난 7월 광주를 찾았을 때는 "군공항 이전 뒤 스마트도시 조성"이라고 밝혔지만 이번 발표에서는 단순히 "광주 군공항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지원"이라고 명시한 것에 그쳤다.

이에 반해 지난 13일 광주를 찾아 광주·전남 공약을 발표한 박용진 의원의 '미래전략 신산업 벨트' 구상은 호평을 받았다. 기존 현안을 단순 나열한 것에 벗어나 광주·전남 권역별 차세대 핵심 특화산업을 잘 제시했다는 평가다.

박 의원은 차세대 핵심 산업으로 일컫는 바이오헬스, 2차 전지, 미래차, 6G 등을 총칭한 '바이미식스' 광역경제권 그랜드비전을 제시했다. 우선 광주권역(광주와 인접한 전남지역 포함)의 경우 ▲나주혁신도시 에너지 특화산단 ▲광주 광산구·함평 미래차 특화산단 ▲광주 북구·장성 AI(인공지능) 특화산단을 조성해 480만 평의 국가 미래산업 삼각지대 구상을 밝혔다. 시·도라는 단순 행정구역이 아닌 실질적인 경제권역으로 재편되고 있는 흐름을 잘 반영했다는 평가다. 또 전남의 경우 ▲화순 바이오백신 산업특구 ▲여수·순천·광양 5G 스마트산업단지 ▲고흥 6G 우주발사체 산업 클러스터를 제시했다. 이들 광역경제권과 특화산단 간 유기적 연결을 위한 교통망 연결도 약속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유력 주자들의 공약을 보면 지역 발전에 대한 그랜드비전보다는 시·도에서 제시한 대선공약들을 담아내는 데 그친 것 같다. 여권주자들이 텃밭이라고 소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박용진 의원 공약이 지역 미래 먹거리 산업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고 잘 담아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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