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여년간 무등산 정상 자리를 지켜온 방공포대 이전 논의가 급물살 타고 있다.
광주시를 비롯해 국방부 등 관계기관이 내년 12월까지 이전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공감대를 모으면서다.
특히 지역 정치권이 '이번엔 끝장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오랜 지역민의 갈증을 풀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29일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이날 무등산 방공포대에서 국방부와 광주시, 무등산관리사무소 등이 방공포대 이전을 논의하는 '현장 합동토의'가 개최됐다.
합동토의에는 공군 미사일방어사령관, 국방부 군사시설기획관, 합동참모본부 방공작전과장 등 군 핵심 당사자들은 물론 광주시 군공항교통국장, 국립공원관리공단 자원보전처장 등 관계기관 고위급 간부 등이 한자리에 모여 구체적 추진 방향을 논의한 것이다.
국방위 소속으로 이날 합동토의를 마련한 송 의원은 "광주시의 공유재산 사용 허가가 만료되는 내년 12월 전 방공포대 이전과 관련한 로드맵을 발표해야 한다는 공감을 이룬 것이 오늘 회의 성과"라고 밝혔다. 로드맵에는 이전 부지, 이전 시기, 훼손된 무등산 정상부 복원 등이 담긴다.
이전을 구체화하기 위한 용역도 국회 국방위에서 예산을 책정해 진행될 예정이다. 이전에 드는 비용은 국방부 특별회계로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부대 이전은 광주군공항 이전 논의와는 별개로 진행된다. 오랜 시간과 비용이 드는 군공항 이전과 달리 군부대 이전은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다만 가장 큰 쟁점인 이전 부지에 대해서는 이날 구체적 논의는 없었다. 송 의원은 "국방부는 이전사업 주체로서 부지선정을 부대운영·임무·작전·경제성 등 검토를 거쳐 이전 후보지를 먼저 광주시에 제시해야 한다"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기간 내에 이전 후보지를 구체화해달라고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날 합동토의에서 로드맵을 마련하는데 공감대가 모이면서 이전도 한층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등산 방공포대는 1966년부터 현재까지 60년 동안 유지돼왔다. 하지만 군부대로 인한 무등산 정상부 접근이 막힌 데다가 정상부 훼손 문제가 겹치며 이전해야 한다는 논의가 꾸준히 있었다.
하지만 이전 부지 선정과 재원 마련 문제로 논의가 지지부진했다.
올 초 대선을 앞두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무등산을 찾아 민주당이 해결하지 못한 지역 현안으로 무등산 방공포대를 꼽으며 이전을 약속하기도 했다.
최근 국방위에 들어간 송 의원은 국방부에 방공포대 이전을 압박해왔다. 그러자 국방부도 "광주시가 이전 부지만 결정하면 부대를 옮길 의향이 있다"고 답해 이전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송 의원은 "무등산 생태계 복원을 위한 광주시민의 헌신과 노력을 국방부가 더는 방관해서는 안 된다"며 국방부의 책임을 강조했다. 이날 합동토의에 참석한 김광진 광주부시장 또한 "광주시는 시민들에게 무등산 정상을 돌려줘야 한다는 의지가 확고하다"며 적극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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