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창업 청년들 성공스토리] ⑨ 무안 건강즙 전문 업체 ‘자람푸드
천연 재료를 활용한 건강즙 제조업체인 문안군의 자람푸드 농업회사법인㈜(대표 이의성·43)은 자체 개발한 건강즙이 국내 시장의 9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는 등 그동안 노력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설립한 지 5년 만에 국내 주요 인터넷 유통시장뿐만 아니라 대형 유통매장인 '홈플러스'에도 입점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게다가 최근에는 미국과 싱가포르 등 10여 개 국가에 수출을 하고 있다. 무안군을 기반으로 한 중소기업이 전국과 세계 식품시장을 노리는 국제 브랜드로 성장한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자람푸드를 이끌고 있는 이 대표는 양파와 양배추즙을 필두로 10여 개가 넘는 건강즙을 자체 생산, 유통하고 있다. 건강즙의 재료는 지역 농가에서 구매하거나 직접 재배하고 있다. 10년 넘게 근무하던 사회복지사를 그만두고 나왔을 때 마음 먹은 것처럼 직원들과 함께 끊임없이 성장하는 업체를 만들고 싶어 상호도 '자람푸드'로 정했다. 그는 앞으로도 끊임없는 개발과 연구를 통해 신선한 건강제품을 고객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꿈을 꾸고 있다.
◆'작지만 강하다'…청년들로만 이뤄진 기업
자람푸드는 무안군을 기반으로 성장한 지역 기업이다. 자람푸드의 위치도 바다가 보이는 지역에 자리잡고 있다. 이 대표는 건강즙이 단순히 지역 특산물을 고객에게 그대로 판매를 하는 것이 아닌 가공을 통한 소득 창출의 기회로 보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대표는 청년들로만 이뤄진, 작지만 강한 기업을 꿈꾸고 있다. 현재는 15명의 청년 직원들로만 이뤄진 기업을 이끌고 있다. 그가 청년을 고집한 이유는 변화가 극심한 비대면 시장 속에서 꾸준한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배움이 필요하고, 현장에 접목하기 위해서는 젊고 참신한 생각을 가진 직원들의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직원들과 격의없는 소통을 하기 위한 방안으로 청년들로만 이뤄진 기업을 만든 이유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지금도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놓치지 않고, 상품화가 가능한 지에 대한 토론을 즐겨한다. 그 결과 이 대표는 5년이 지난 현재 연매출 50억원의 기업을 만들었다.
◆13년간 근무했던 사회복지사를 나오다
이 대표는 2017년 자람푸드로 새로운 출발을 하기 전까지 지역 자활센터에서 13년간 근무했던 사회복지사였다. 그는 센터에서 어르신들을 상태로 창업에 대한 컨설팅을 주로 담당했다. 그 과정에서 창업의 방법과 순서, 창업의 장·단점을 이론적으로 익히기 시작했다.
상담의 대부분은 지역 특산품을 가공, 판매하는 것이었다. 그러던 중 이 대표는 건강즙 시장에 대한 매력을 느꼈다. 당시 양배추즙 등 무안의 특산품을 활용한 즙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하던 때였다.
13년간 사회복지사로 근무하던 그는 2017년 가족 몰래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 대표의 부모와 아내는 안정적인 직업을 그만두려는 것에 대한 극심한 반대를 했다. 하지만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던 이 대표는 그 해 식품 유통업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기 시작했다.
우선 지난 2017년부터 전남도농업기술원에서 진행 중인 청년 농업인 유통 플랫폼 '지오쿱' 회원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유통 시스템과 상품의 품질 강화에 대해 배웠다.
또 유튜브나 인터넷 강좌 등 스스로 배우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렇게 지금까지도 끊임없이 배움에 배움을 더하고 있는 이 대표는 자람푸드 농업회사법인㈜을 설립, 질 좋은 건강즙을 통해 소비자에게 다가갔다.
◆직접 길러 건강즙을 만들다
자람푸드는 직원과 기업이 함께 자라나는 기업이라는 뜻의 '자라다'와 식품을 가공, 즙으로 만들어 고객에게 전달한다는 '푸드'를 합친 이름으로, 이 대표가 고안한 회사 이름이다. 이 대표가 수일간 고민한 끝에 만든 이름답게 첫해부터 성장의 성장을 거듭했다.
이 대표는 신선하고 저렴한 채소즙을 고객들에게 판매하기 위해 농장을 직접 운영하는 방안을 선택했다. 농장에서는 무안군의 특산품인 양파와 양배추가 수확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대표는 몸이 힘들지만 직접 수확하면서 재료의 품질을 높임과 동시에 생산비를 낮추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또 직접 수확해 만든 건강즙이라는 타이틀로 고객들에게 믿고 마실 수 있는 브랜드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었다.
이 대표는 여기에 각 채소·과일에 맞는 색깔을 포장지에 사용, 상품을 시각적으로 돋보이게 했다.
예를 들어 순수 양파즙은 짙은 노란색, 도라지배즙은 옅은 노란색, 적양파즙은 분홍색, 빨간 양배추즙은 짙은 보라색 등을 사용했다. 이 대표의 아이디어는 시장에서 즉시 통했다. MZ 세대나 장년세대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무안 특산품 외에도 다른 지역 특산품을 활용한 다양한 건강즙을 생산하기 위해 직원들과의 회의와 다양한 혼합 시도도 마다하지 않았다. 끊임없는 혼합 배율 실패에 좌절하기도 한 그는 실패를 딛고 열심히 연구했고, 그 결과 14개 종류의 건강즙을 개발했다.
이 대표가 현재 판매 중인 건강즙은 ▲순수양파즙 ▲적양파즙 ▲양배추즙 ▲빨간 양배추즙 ▲양배추 브로콜리즙 ▲도라지배즙 ▲레드비트즙 ▲사과비트즙 ▲늙은호박즙 ▲석류즙 ▲칡즙 ▲자색돼지감자즙 ▲ABC주스 ▲타트체리즙 등이다.
이 대표는 이와 별개로 해외수출도 꾀하고 있다. 국내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시장까지 판로를 확대한 것이다. 자람푸드는 최근까지 미국과 싱가포르, 호주,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10여개의 국가에 해외 바이어를 두고 판매하고 있다. 아직 연 매출 5억원 정도로 판매량이 많진 않지만 꾸준한 해외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판매망을 구축하는 것이 이 대표의 목표다.
◆코로나로 '주춤'…힘찬 도약 준비
열심히 기업을 이끌어왔던 이 대표도 코로나19의 여파는 피하지 못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상품 판매가 각광을 받으면서 대기업을 포함한 많은 기업들이 인터넷 쇼핑몰을 포함해 다양한 인터넷 판매 루트를 통해 건강즙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이는 곧 이 대표가 운영하는 자람푸드의 연매출 하락을 의미했다.
코로나19가 지속되는 동안 해외 수출도 어려움을 겪었다. 해외 바이어를 통한 판매는 이뤄졌지만 코로나 탓에 하늘길이 막히면서 현지 홍보 활동을 전혀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굴하지 않고 새로운 시장 확보에 나섰다. 바로 건강 보조식품 업계로의 첫발을 내딛은 것이다.
그는 우선 간 건강 보조식품을 생산, 판매에 나섰다. 저렴하면서도 기존 건강 보조식품과 동일한 성분으로 만든 이번 제품을 통해 새로운 길에 첫발을 내딛는 이 대표.
그는 "코로나19로 지난 3년간 건강즙 시장이 포화가 됐다"면서도 "매일 바뀌는 인터넷 시장에서 어떻게 하면 소비자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건강즙 라인을 강화하면서 건강 보조식품까지 시장을 확대,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접촉면을 늘리려고 노력 중이다"면서 "직원들과 함께 평생갈 수 있는 기업을 만듦과 동시에 더욱 신선한 재료로 소비자들이 믿고 구매할 수 있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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