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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무제한' 한국판 아우토반, 관심 밖으로 밀릴라

입력 2023.03.16. 18:19
[대선 1년…윤 대통령 ‘광주·전남 공약’ 점검]
⑥초고속도로·달빛내륙철도 건설
미래차 산단·F1 경기장 시너지 극대화
정치권 무관심에 '용역비' 반영도 못해
달빛철도 '예타 면제' 관건…적극 대응
서남권 고속도로망 위치도. 광주시 제공

[대선 1년…윤 대통령 ‘광주·전남 공약’ 점검] ⑥초고속도로·달빛내륙철도 건설 

윤석열 대통령은 자동차산업의 메카 '광주'와 국내 유일 포뮬러1 (F1) 경기장을 갖춘 영암을 잇는 47㎞의 '꿈의 초고속도로'를 공약했다.

속도 제한이 없는 독일의 '아우토반'(Autobahn) 형식으로 건설해 자율주행차량 등 광주 미래차산업의 테스트베드이자 '모터 스포츠'의 성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사업을 위한 마중물 역할이 될 용역비 등 국비 확보를 하지 못한 상황인데다, 대선공약임에도 정부·여당을 비롯한 지역 정치권 등에서의 호응이 크지 않으면서 자칫 관심 밖으로 밀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또 윤 대통령이 공약한 광주~대구고속철도(일명 달빛내륙철도) 조기 착공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차 국가산단-F1 경기장 '시너지' 기대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가 15대 정책과제로 제시한 광주~영암 간 속도 무제한 초고속도로(아우토반) 건설은 자율주행차와 고성능 슈퍼카 테스트베드 구축·실증을 위한 것이다. 2023년 사업을 시작해 2033년까지 사업비 2조6천억원(전액 국비)을 들여 47㎞, 왕복 4차로 이상으로 건설한다.

광주시는 인공지능(AI)과 융합한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어 이를 실증할 테스트베드가 절실하다.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은 경기장은 13만5천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유일 F1 경기장이다. 그러나 수도권과의 접근성 등이 부족한 탓에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 영암군 제공

광주~영암 초고속도로가 건설되면 두 지역의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F1 경기장이 있는 솔라시도(영암·해남기업도시) 또한 투자 유치에 큰 동력을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운전자들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시속 200~300㎞의 속도로 달릴 수 있게 돼 '모터 스포츠'의 메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군다나 현재 광주에서 영암까지 1시간이 넘게 걸리는 데 반해, 해당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20~30분 내외로 줄어든다.

특히 지난 15일 윤석열 정부의 신규 국가산단 후보지에 100만평 규모의 광주 미래차 국가산단이 포함되면서, 광주~영암초고속도로와의 연계점이 더욱 넓어졌다.


◆올해 국비 반영 못해…관심 '후순위'

그러나 2022년을 지나 2023년이 됐음에도, 사업은 아직 '구상' 단계에서 머무르고 있다. 예비타당성 조사 등의 절차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마중물 역할을 할 용역비 정부 예산 반영이 중요하지만, 올해 예산에 전혀 반영되지 못했다.

광주~강진고속도로 등에 '후순위'로 밀린 것도 있지만, 정치권의 관심이 부족한 탓이 크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대통령 임기 시작과 함께 예타 절차를 시작해 2027년 임기 말 착공 일정으로 진행키로 했지만, 아직까지 선언에만 머무른 셈이다.

다만, 윤 대통령은 지난해 9월 광주를 방문해 "자율주행차량이 나오면 고속도로를 자율주행으로 (운행)하고, 영암에 국제자동차경주장이 있다"며 공약을 재확인한 바 있다.

광주시 도로과 관계자는 "대통령의 공약사항이기 때문에 시에서는 의욕적으로 올해 본예산에 용역비라도 반영될 수 있도록 국토부 등과 협의를 하고, 국회에도 요구를 했지만 반영되지 못했다"면서도 "아직 (정치권 등의 논의가) 덜 성숙됐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광주~영암 초고속도로 건설을 위해서는 2026년 상반기 확장되는 제3차 고속도로 건설계획(2026~2030)에 꼭 반영돼야 한다"며 "국회에 타당성과 필요성을 설득해, 내년도 국비에 예타 조사를 위한 용역비라도 반영시키는 게 목표다"고 덧붙였다.


◆광주·대구, '예타 면제' 공동 대응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공약사업으로 추진됐던 달빛내륙철도에 대해 '임기 내 준공'을 공약했다.

2030년까지 사업비 4조5천억원을 투입해 건설하는 달빛내륙철도는 광주송정~대구 간 198.8㎞를 연결하는 단선전철이다.

지난 2021년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되면서 사업 추진에 '청신호'가 켜진 것은 사실이지만, '예비타당성 조사'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 또한 있다.

광주시와 대구시는 공동으로 올해까지 사전 타당성조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사전 타당성조사가 끝난 뒤 진행되는 예비 타당성 조사에 대해서는 면제를 최우선으로 공동 대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양 시·도는 달빛내륙철도가 경제적 측면보다는 그동안 방치됐던 동서 간 연결이라는 측면에서 추진돼 온 점을 적극 부각하고 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지난달 28일 대구를 찾아 "달빛내륙철도는 경제성을 따져 타당성을 검토한다는 것은 하지 말자는 이야기와 같다"면서 "달빛고속철도는 단순한 대구-광주를 잇는 철도가 아닌 지역주의의 오랜 벽을 허무는 통로로, 홍준표 대구시장과 함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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