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책임은 내 책상에서 끝난다'는 해리 트루먼 미국 전 대통령의 말이 와 닿는 세태이다. 기업이든 정부든 리더는 결과와 책임으로 그 자질을 얘기한다. 최근 방역의 책임을 가지고 네 탓 내 탓 공방하는 것부터, 수술방을 지키고 방역을 해야 할 의사는 파업현장에서, 여당 모 국회의원은 방송뒷말에서 '아파트값 내려가겠느냐'는 형국까지 모두가 책임 없고 정의롭지 못한 상황이다. 내가 보건대 정부실패이다.
최근 재난지원금 어떻게 누구에게 지급할 것인가는 정치권의 공방이다. 또다른 정부실패를 하지 않길 바라며 부족한 시골뜨기가 훈수한다. '백성은 가난이 아니라 불공정에 분노한다' 즉 불환빈(不患貧) 환불균(患不均) 논어 구절로 추론한다. 재난지원금은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것이 맞다. 자본주의는 각자 노력과 능력에 따라 성과가 배분되는 질서이다. 그런데 작금의 상황은 각자가 아무리 노력해도 성과를 낼 수 없다는 게 문제이다. 행정명령으로 지난 수일간 또 앞으로 보름 가까이 영업을 할 수도 없거니와, 이동이 멈추고 소비가 멈춘 상황에서 판매는 불가항력이다.
애기가 나왔으니, 조금 더 확장하겠다. 현재 자본주의가 고도화된 국가는 90대10이 아니고, 99대 1의 약탈자본주의다. 번 돈이 한 개인이나 가족이 살아가는 데 있어 넘쳐도 너무 넘쳐, 1천명이 가지고 있는 재산을 합치면 국민 전체 GDP가 되는 세상이 되어버려, 결국 자본주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게 되는 천민자본주의가 된지 오래다. 지난 50년간 물가는 30배 오르고, 집값은 3천배 올랐다고 한다. 이것이 오늘날 빈부격차를 낳은 근본 원흉이 집이다. 1988년 주택보급율은 56% 정도였으나, 지금 100%가 넘는다. 다주택자들이 가지고 있는 주택수가 전체 주택의 60% 이상이라니 이게 정상적인 구조인가에 대해 의문이다. 부부공무원은 집이 두 채가 아니면 그건 공무원도 아니라는 세상에서, 부득이하게 팔아야 한다면 무얼 먼저 팔아야 양도소득세를 덜 내는 가에 대한 답은 노영민 전 비서실장만 아는게 아니다.
정부는 수출만 반등하면 3분기는 플러스경제성장률 달성이 가능하고, OECD 경제협력개발기구가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7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0.8%로 상향조정하는 것에 고무된 듯하다. 이건 장마기간 중 잠깐 해가 뜨니 비가 오지 않을 거라고 전망하는 것과 같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코로나 재난지원금을 쏟아 부어 유동성함정에 빠질 우려를 애기한다. 특히 이러한 자금이 부동산에 가고 주식으로 간다고 한다. 그러나 부동산과 주식을 사는 층은 모두 기존에 가지고 있는 자와 그 자식들이다. 한마디로 돈 풀려 돈값 떨어져 걱정하는 소리이고 그들만의 메이저 리그이다. 코로나19로 중소자영업자 소득은 최악이다.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가량이다. 만약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모든 일상생활이 정지된다. 99% 소상공인들은 폐업하고 소상공인이 책임지고 있는 88%의 일자리가 무너져 경제가 직격탄을 맞게 된다. 가급적이면 빨리 지급되어야 하는 게 재난지원금이다.
코로나19는 백신이 나와도 완치판정을 받은 다음에 또다시 확진되어 최악의 건강상태가 될 수 있다는 바이러스다. 우리 사회는 현재 방역과 경제 사이에 큰 딜레마에 빠져있다. 재난관리본부의 발표대로 코로나 비말이 더 무서운 것은 사실이지만, 확률게임에서 코로나에 걸리는 비율보다 내 앞에 바로 닥쳐 어려운 경제가 더 무서운 현실이다. 전국민지급찬성은 선별지급보다 4.4포인트 더 높은 40.5%이고 응답자의 76.6%가 재난지원금 지급에 찬성이다. 정부입장에서는 1차 때와 달리 지원금 전액을 빚을 내 지급하여야 하는 입장에서 나라 곳간을 걱정하는 모양인데, 지금 지난달 월세와 석 달 전 아르바이트 인건비를 주지 못한 통장잔고가 원망스러운 실정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OECD국가보다 본원통화를 적게 찍어 수출기업만 배불린 국가이다. 가까운 중국과 일본만 해도 자국통화를 기축통화로 만들기 위해 돈을 찍어대 우리나라 인구수만큼 수억 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돈 좀 풀어도 좋다. 있는 1%에게 세금만 제대로 거두면 된다. 미국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은 '미국이 망한다면 분배 구조로 인한 계층 간 갈등 때문일 것'이라고 하였다. 고정된 분배구조 해결은 위정자의 몫이다. 그리고 당장의 분배인, 재난지원금은 바로 지금, 모두에게 빨리 지급되어야 한다. 김영록 세무사 (사)우리민족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