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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월드컵 VAR의 혁신과 미디어 융합

@김경수 전남대학교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입력 2022.12.04. 13:48
카타르 월드컵 VAR 판독 장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VAR(Video Assistant Referees; 비디오 보조 심판)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16강을 결정한 '일본-스페인 전'에서 "VAR이 일본을 살렸다", "VAR이 우승팀을 결정한다?" 등의 기사가 대서특필됐다.

육안으로는 골라인 아웃(Out)이었지만, VAR에서는 인(In)으로 인정돼 16강 진출국의 운명이 뒤바뀐 것이다.

VAR의 최초 시작은 2006년 ATP 테니스대회이고, 축구보다 야구에서 먼저 도입했으며 2014년부터 메이저리그와 한국프로야구에서 사용하고 있다.

축구에서는 2016년 클럽 월드컵에서 시작했으며,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본격적으로 운용됐다.

그 내용은 기존의 주심 1명, 부심 2명 이외에 VAR 심판을 추가하고, 득점 장면이나 선수 퇴장, 페널티킥 판정 및 규정 등의 4가지 주요 상황에서 오심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됐을 때 VAR로 판독한다는 새로운 경기규칙이었다.

그 결과 오심이나 편파 판정의 시비가 줄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카메라의 위치나 각도, 기준선 등에 따라 판정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 VAR의 적용 여부와 타이밍이 제각각이고 판정 시간이 길어져서 경기의 흐름이 끊어진다는 점 등의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가장 많은 논란은 '오프사이드 판정'이다.

FIFA는 VAR 기술을 대폭 강화했다.

첫째, '최첨단 카메라 트랙킹 기술'을 도입했다. 이것은 경기장의 지붕 아래에 12대의 카메라를 설치해 공과 선수들의 움직임을 추적하며 실시간으로 영상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이다.

둘째, 초고속 카메라의 '인체 모션 인식 기술'로 양팀 선수 22명의 발끝, 무릎, 팔꿈치, 어깨 등 관절 29곳의 움직임을 초당 50회의 빈도로 추출했다. 즉, 0.02초 마다 스캔을 통해 결정적인 증거를 찾는 기술이다.

셋째, 공인구 '알 릴라' 안에 초당 500회의 빈도로 공의 위치와 움직임을 측정할 수 있는 '관성 측정 센서(IMU)'를 부착하여 오프사이드 시점과 지점을 정밀하게 찾는 기술이다.

마지막으로 SAOT(Semi-Automated Offside Technology)라고 불리는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은 주심이 오프사이드의 최종 판정을 내리면 그 결과가 3D 컴퓨터그래픽 이미지로 경기장 전광판과 TV 방송에 실시간으로 송출되는 기술이다.

이로 인해 4년 전 월드컵에서 평균 70초가 걸렸던 오프사이드 판정 시간을 25초 이하로 크게 단축시켰다고 한다.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2018년 월드컵부터 용감한 첫발을 내딛는 VAR은 지난 3년 간의 연구와 테스트를 걸친 자랑스러운 결과물"이라며 "특히 SAOT는 월드컵의 VAR을 한 단계 진화시킬 것"이라고 소개했다.

VAR은 스포츠의 특성에 따라 다르다. 예컨대 오프사이드 반칙은 축구에만 있다. 야구, 농구, 배구 등은 감독이나 선수가 VAR을 요청할 수 있지만, 축구는 주심만 VAR을 요청할 수 있다.

축구에서 주심의 권한은 막강하다. 이를 방치한다면 시청자들의 열기는 올림픽처럼 식어갈 것이다.FIFA는 VAR을 첨단화하고, 비디오 심판제(VOR; Video Operation Room, 총 8명)를 강화하여 월드컵을 더욱 시각화했다.

시청자의 눈높이에서 시각화한다는 것은 '혁신'을 의미한다. 월드컵에서 VAR의 혁신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인간의 눈으로는 판별할 수 없는 순간을 초당 50장의 '이미지 분석'을 통해 누구나 승복하고 신뢰할 수 있는 스포츠 문화를 조성하고, 3D 컴퓨터그래픽 이미지로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다. 결국 '보는 것'이다. '미디어와 융합'이 필요한 이유이다.

앞으로 월드컵은 '스포츠 축제'를 넘어 '미디어 축제'가 될 것이다.

김경수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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