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프로야구 KIA타이거즈가 좌완 풍년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해에는 좌완투수 이준영, 양현종, 이의리가 국내 좌완투수의 전부였다. 하지만 올해는 비시즌 동안 구속에서 유의미한 성장을 이룬 최지민, 상무를 전역하고 합류한 김기훈, 박동원의 FA이적 보상선수로 새롭게 합류한 김대유, 시범경기에서 무력시위를 펼치고 있는 1라운드 지명자 윤영철 등이 합류해 양과 질에서 더욱 풍부해졌다.
여기에 KIA가 숨겨둔 비밀병기가 하나 더 있다. 윤영철의 드래프트 동기 곽도규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공주고를 졸업하고 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전체 42순위로 KIA에 입단했다.
곽도규는 지난 해 가을 실시된 제주 마무리캠프에서부터 정명원 투수코치의 눈도장을 받았다. 당시 정명원 투수코치는 "왼손으로 팔각도가 낮고 나이에 비해 배짱이 있는 투구를 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후 곽도규는 함평 스프링캠프에서 몸 상태를 끌어올렸고 1군 시범경기에 나서며 위력적인 구위를 뽐내고 있다.
그는 시범경기 4경기에 나서 3이닝 동안 12타자를 상대해 피안타 없이 볼넷 2개만을 내줬다. 여기에 2탈삼진을 곁들이며 1홀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하고 있다. 주로 좌타자 원포인트 역할을 맡는다. 특히 지난 19일 두산베어스와 시범경기에서는 5회 1사 후 마운드에 등판해 두산의 허경민과 김재환 중심타선을 상대해 땅볼 처리하는 활약을 펼쳤다.
경기가 거듭될수록 중요한 상황에서 등판하고 있다. 21일 LG트윈스전에서는 주자 2명이 있는 가운데 마운드에 올라 문성주를 범타처리하며 잔루로 만들었다.
곽도규의 장점은 역시 낮은 팔각도다. 정통파보다는 사이드암에 가깝다. 비슷한 유형인 팀 선배 김대유보다는 약간 높고 일반적인 투수들 보다는 낮다. 익숙하지 않은 팔각도로 타자들을 상대하다보니 타자 입장에서는 공략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직구 최고 구속 역시 148km로 빠른 편에 속하고 낙폭이 큰 커브까지 갖추고 있어 삼진 능력을 지녔다는 평이다.
정규시즌에서도 이 같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신인으로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찍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시범경기에서 오버페이스를 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당장 지난해에도 슈퍼루키로 기대를 모았던 김도영이 시범경기에서 타율 4할3푼2리로 타격왕에 올랐지만 정작 정규시즌에서는 이 같은 모습을 보이지 못한 사례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KIA가 잠재력을 갖춘 좌완 투수를 얻었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
김종국 KIA감독은 "(곽)도규를 중간 투수로 올해 활용하려고 한다"며 "시범경기 동안에 활용 잘 하면서 눈 여겨보겠다"고 웃었다. 이어서 "상대를 보고 기죽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 제주도 마무리 때부터 기죽지 않고 자기만의 투구를 했다. 제주도 마무리캠프 때 보다 팔각도를 조금 더 내렸다. 고등학교 때부터 에이스급으로 투구를 했던 선수다. 멘탈도 좋은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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