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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공공의대 설립의 허와 실

@양동호 광주시의사회장(연합외과 원장) 입력 2020.08.13. 15:00 수정 2020.08.13. 17:23

정부가 오는 2022년부터 의과대학생을 10년간 4천명 더 뽑고 2023년 3월 개교를 목표로 국립공공의대 설립도 추진하기로 해 의료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만큼 공공의료체계가 잘 구축된 나라가 없다. 시군구마다 보건소가 있고, 의사 약 1천명과 간호사 약 5천명이 보건소에 정규직으로 근무하면서 결핵 예방 접종, 전염병 관리를 잘 하고 있고, 방문 진료관리도 잘 되고 있다. 이것이 코로나19에서도 힘을 발휘한 것이다. 실제로 코로나19 당시 우리나라는 'K방역'이라는 이름으로 의료진 '덕분에'라는 말을 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정부가 공공의료체계가 취약하다고 말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

그럼 공공의대 설립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첫째로는 의사수련 과정의 문제이다. 의과대학을 하나 설립하는 데에는 약 2천억 원 이상의 돈이 든다고 한다. 모두가 국민의 세금이다. 그 밖에도 대학만 만들면 되는 것이 아니고 약 30여 명 이상의 생리학, 생화학, 해부학 등 기초의학 교수와 약 200여 명 이상의 임상 교수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전문 인력인 의사를 양성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 계획에는 어디에도 그러한 의사들의 수련을 위한 교수 인력충원이나 수련병원을 세우겠다는 계획은 없는 것 같다. 이렇게 되면 남원의 폐교된 서남의대처럼 부실 교육과 함께 부실의사 양성은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두 번째로는 이렇게 해서 양성된 공공의대를 졸업한 의사가 의무 복무 기간을 거치고 나면 그대로 공공의사로 남아 있느냐 하는 문제점이다. 정부가 의도하는 바와 같이 공공의료인 역학 조사관이나 필수의료, 즉 내과, 외과, 산부인과, 흉부외과 의사들이 열악한 지역의 인프라나, 해당과의 타과에 비해 열악한 급여를 받으며 계속 남아 있느냐 하는 문제이다. 다시 이들이 의무복무를 마치고 수도권으로 올라와 필수의료가 아닌 다른 일을 한다면 지역의 필수의료는 더욱 열악해 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 없이 무작정 의사 수를 늘리는 것에 해법 있다고 생각하는데 문제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 의료는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도 봤듯이 그런대로 세계에 자랑할 만 할 정도로 위기 상황에서 잘 돌아가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중증 외상 외과, 소아외과, 산부인과 ,흉부외과 등 필수적인 의료에 대한 수가가 너무 낮기 때문에 해당과의 지원 의사가 적은 것이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국종 교수의 말대로 중증 외상 환자 한 명을 수술할 때마다 적자가 눈덩이처럼 늘어난다면 어떤 병원이 그러한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의사들을 고용하려고 하겠는가? 먼저 수천억 국민 세금을 써가면서 공공의대를 세우는 것보다는 필수 의료에 대한 지원을 늘려 의사들이 그쪽으로 갈 수 있도록 유인책을 펼쳐야 한다. 현재 정부가 쓰고자 하는 돈의 십분의 일 정도만 투자해도 현재 있는 의사 인력으로 우리나라에 필수의료와 공공의료는 지금보다 훨씬 잘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양동호 광주광역시 의사회장·연합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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