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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호스피스(hospice)

@주종대 밝은안과21병원 원장 입력 2021.05.13. 13:50

호스피스는 임종이 임박한 환자들이 편안하고도 인간적인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위안과 안락을 베푸는 봉사활동 또는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생명 연장이 아닌 육체적 고통을 덜어주고 가능한 편안한 삶을 살도록 하여 편안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돌보는 것이 목적이다. 호스피스는 중세에 예루살렘으로 가는 성지순례자나 여행객들의 휴식처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한국인 사망자의 사망 장소는 병원이 2007년에는 60%, 2017년에는 76.2%로 2007년과 2017년을 비교했을 때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그렇다면 죽음을 맞이하게 될 날이 오면 우리는 병원에서 만나게 될까? 하루하루를 너무도 분주하게 살아가는 우리들은 겨우 날짜와 요일만을 기억하면서 꽉 짜인 일상을 보내고 있다. 때문에 혼자 죽음을 맞이한다는 건 상상도 해보지 않았다.

필자의 아들의 주요 관심사는 경제 공부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어디에 투자를 해야지, 돈을 어떻게 벌 수 있을지를 열심히 공부한다. 이처럼 청년들에게는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돈이라는 가치는 매우 크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집값의 공포스러움에 20~30대는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 마련에 혼신의 힘을 다한다. 또한 고공 행진하는 집값으로 결혼을 원하지 않는 젊은 남녀들은 비혼주의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

더불어 결혼한 부부들은 미래 경제에 대한 암울한 전망으로 출산을 기피한다. 이로 인해 출산율 저하를 야기하고 대한민국의 인구 구조를 넘어 교육, 일, 경제 활동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금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은 오로지 안정적인 현상 유지를 위한 경제적인 활동만을 최소한으로 하고 있다.

노후에 대한 삶의 계획이나 가계 경제의 미래 가치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 것인가가 의문이다. 20~30대의 젊은 시절에는 취업과 결혼 그리고 집 마련하기의 3대 난제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 후에 20년 이상을 아이들의 교육 등에 평균 30% 이상을 소비하게 된다.

KB경영연구소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율이 30%를 넘어서며 앞으로도 1인 가구는 증가할 것으로 보고 됐다. 결혼하지 않고 1인 생활을 함으로써 경제적인 생활 만족도가 올라가고 동시에 좀 더 자신이 원하는 자유를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 갈 수 있기 때문에 1인 가구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즉 혼자 사는 것이 편하다는 이유로 2020년 조사 결과로 향후 10년 이상 1인 생활을 이어가겠다는 1인 가구가 44.1%에 달하고 있다. 그 이면에는 혼자 벌어서 내 한 몸 건사해야 한다는 경제적인 두려움과 불안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건강에 대한 염려가 높아지고 있음을 통계자료에서 보여준다.

앞서 말한 대로 2017년 사망자의 사망 장소로 병원이 76.2%나 나온 것은 병마와 투병하며 병원에서 생을 맞이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반대로 죽음에 이르기 직전까지 병마와 다투지 않고 자연스럽게 집에서 생을 마감하는 이는 14.4%로 소수에 불과하다.

이처럼 1인 가구의 증가로 비혼주의에 대한 선호도가 올라가고 동시에 첨단 의료기술의 발달로 인해 평균 수명이 증가했다. 우리 사회는 실버시대에 들어섰다. 하지만 평균 기대 수명이 늘어나면서 노후에 대한 사회적 안정감이 구축되지 않는다면 여러 가지 불안요소가 많을 것이다. 혼자 사는 사람이라면 늙어서 외로운 투병과 외로운 죽음으로 이어질 지도 모른다.

그러나 임종이 임박한 사람들에게서 인간적으로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 해주는 호스피스 시설들의 증가는 그나마 마지막 삶의 끝에서 고통받는 이들에게 쉼터 같은 안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청년들이 1인 가구의 삶을 선택하면서 10년 후에는 나는 어떻게 살고 있고 이 사회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곰곰이 생각해 봤다. 주종대 밝은안과21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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