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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안은 이들에게 우리는 어떤 이웃인가

입력 2020.05.20. 17:19
조선대학교 미술관, 오월 특별전
박찬경·송상희 작가 미디어 작품
박찬경 작 '시민의 숲'

80년 5월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갈망하며 울부짖은지 40년이 된 오늘날, 아픔 속에 살아가고 있는 살아남은 자들과 무고히 희생 당한 자들에게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어떤 이웃인가.

조선대학교 본관 1층 김보현·실비아올드 미술관이 5·18민주화운동 40주년 특별전 '5·18 40주년의 트라우마, 치유를 향한 모색'을 다음달 29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주제 '치유를 향한 모색'은 상대의 아픔을 공감하는 것이 트라우마의 진정한 치유 방법으로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는 공동체를 지향하자는 의미다. 이에 전시는 공동체적 추모행위를 보여주는 박찬경 작가의 '시민의 숲', 올바른 공동체에 대해 깊이 생각케 하는 송상희 작가의 '다시 살아나거라 아가야'로 꾸며진다.

송상희 작 '다시 살아나거라 아가야'

박찬경 작가의 '시민의 숲'은 김수영 시인의 '거대한 뿌리'와 오윤 화백의 미완성작 '원귀도'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역사 속 무고히 희생 당한 이들에 대한 애도를 전통적 두루마리 산수화 형식을 빌려 산수화에서 보이는 다차원적 시점을 구현했다.

동학농민운동으로 시작해 한국전쟁, 광주민중항쟁을 비롯해 최근의 세월호 참사까지 비극적인 대한민국 현대사 속 희생된 이들의 안녕을 기원한다.

박 작가는 2004년 에르메스 코리아 미술상 수상, 2011년 '파란만장'으로 베를린 국제영화제 단편영화부분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8월에는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중단된 일본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서 임민욱 작가와 항의 차원에서 작품 철수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송상희 작가의 '다시 살아나거라 아가야'는 비극적 영웅 설화 '아기장수'를 바탕으로 국가나 집단의 안정을 위해 개인이 희생되거나 자연재해, 경제 위기 등으로 절망하고 소멸하는 극단적 상황에서도 다시 살아나는 것을 담아냈다.

광주민중항쟁을 비롯한 근대의 국가폭력, 사회적 참사로 인해 무고한 죽음을 맞은 이들에게 T.S 엘리엇의 시 '텅빈 사람들'을 진혼곡으로 바치고, 모든 폭력의 의미에 맞서는 동시대적 언어를 예술적으로 해석한다.

송 작가는 지난 2017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수상자로 현재 서울과 암스테르담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시 살아나거라 아가야'는 제58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 미술팝업'전 초청작이다.

김혜진기자 hj@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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