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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 일제 잔재 단죄문

@윤승한 입력 2020.08.20. 18:53 수정 2020.08.20. 19:28

"이곳은 일제강점기 동안 식민통치에 활용된 시설물이다. 올바른 역사를 알리고 역사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친일잔재 청산활동의 결과로 이 송정신사가 일제 식민지 잔재물임을 밝힌다."

75주년 8·15 광복절을 이틀 앞둔 지난 13일 광주 송정공원 금선사에서 단죄문 제막식이 열렸다. 단죄문은 인사나 시설에 대한 정확한 역사적 사실을 적시해 친일행각을 일반인들에게 알리기 위한 시설물이다.

금선사는 일제 강점기 통치시설 중 하나였던 송정신사가 있던 곳이다. 해방 이후인 1948년 지역의 한 불교재단이 이 건물을 개·보수한 뒤 현재까지 사찰 건물로 사용하고 있다. 개·보수를 했다고 하지만 대웅전 등 곳곳에 일제 신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신사는 일제가 내선일체를 강조하며 조선의 민족정신을 말살하기 위해 조성한 시설로, 대표적인 일제 잔재다. 이런 시설이 무려 7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시민들이 즐겨찾는 도시공원 안에 전국에서 유일한 목조 신사건물로 보존돼 왔다는 사실이 부끄럽다.

광주에서 단죄문 제막식이 열린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8월 8일 광주공원에서 열린 '광주신사 계단' 단죄문 제막식이 처음이었다.

광주신사가 있던 곳은 지금의 현충탑 자리다. 1940년 전남도로부터 신사 관리권을 이관받은 조선총독부가 지금의 신사 계단을 정비했다. 신사 건물은 해방 직후 주민들에 의해 파괴돼 사라졌지만 광주공원 입구 계단과 중앙광장에서 현충탑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그대로 남아있다.

"이곳은 일제 강점기에 세워진 광주신사로 올라가는 계단이다. 신사는 일본이 천황의 이데올로기를 주입하기 위해 전국 곳곳에 세우고 조선인들을 강제로 참배하게 하는 등 군국주의적 침략정책과 식민지 지배에 이용하였다."

시는 이 단죄문을 통해 이곳이 일제 잔재임을 분명히 했다. 시는 이외에도 올해 원효사 송화식 부도비·부도탑 등 6곳 21개 잔재물에 대해 단죄문을 설치했다.

최근 일제 잔재 청산을 골자로 한 김원웅 광복회장의 광복절 기념사를 두고 논란이다. 이게 대한민국의 현주소란 사실이 가슴 아프다. 해방 75년이 흘렀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 일제 잔재의 뿌리가 그만큼 깊숙하다는 반증이다. 광주시가 단죄문 설치 사업을 중단하지 말아야 할 이유다. 윤승한 논설위원 shyoon@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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