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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오락가락 코로나'에 서광병원 쓴소리

입력 2020.06.15. 13:34
이례적으로 병원장 명의 호소문 발표
“분석기관 실수 불구 의료기관 피해”
낙인효과 사과하고 재방방치책 촉구

광주광역시 중교생 2명이 혼선 끝에 최종 코로나19 '위양성'(양성이 아닌데 잘못 진단된 경우) 판정을 받은 가운데 애먼 불똥을 맞은 의료기관이 공개적으로 유감표명에 나섰다. 이들의 검체를 분석한 민간기관에서의 오염 가능성이 이번 혼란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데도 광주시 등 보건당국이 이를 채취한 의료기관의 잘못으로 사태가 벌어진 듯한 표현을 해 유·무형의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해당 의료기관은 광주시와 질병관리본부 등에 사과와 재발방지책을 촉구했다.

서광병원은 15일 서해현 병원장 명의의 성명서를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는 의료기관이 보건당국을 향해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한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이날 서광병원은 '광주광역시 코로나19 33,34번 환자 발표에 대한 서광병원 의견'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가짜양성 환자 발생으로 많은 시민과 학생, 의료기관이 피해를 입었다"면서 "진단검사 결과를 해석하는 능력의 미숙함과, 2차 피해자를 배려하지 않는 자세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는 원천적으로 질병관리본부 검사 위탁기관인 '씨젠'과 불투명한 상황에서 정확한 판단과 올바른 판단을 해야하는 질본, 광주시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했다.

병원 측은 "이번사태는 전적으로 씨젠의 실수임에도 불구하고 이용섭 광주시장은 여러 차례 관련 브리핑을 하는 과정에서 서광병원의 잘못으로 오진사태가 벌어진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기는 등 낙인효과를 자행했다"면서 "분석에 문제가 있었던 민간 기관명을 전혀 언급하지 않은 질본의 발표와는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분명히 밝혀둔다. 서광병원은 검체 체취만 했을 뿐"이라며 "잘못이 있다면 국가와 시민의 요청에 따라 위험하고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퇴치에 동참하기 위해 선별진료소를 운영했다는 점"이라고도 말했다.

또 "광주시가 코로나19 퇴치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고 있는 의료진의 노고를 위로하지는 못할 망정 피해만 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서광병원의 경우 선별진료소 근무 의료진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면서 배우자, 자녀 등의 2차 피해가 발생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은 "이용섭 시장은 향후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해 전말을 소상히 밝혀 시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지난 12일 오전 민간 분석 기관에 의해 나란히 코로나19 양성으로 판정됐던 광주지역 2명의 학생은 각각 11일 오전 2시께와 오전 9시30분께 서광병원 선별진료소에서 검체를 채취했다. 해당 검체는 곧바로 전용차량에 의해 민간 분석 기관인 씨젠으로 옮겨져 분석 절차에 돌입했다. 그 결과 상기도 검체(콧구멍 등에서 채취)는 음성, 객담(가래) 검체에서는 양성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광주시 등이 시행한 4차례 검사에서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질본은 14일 "같은 수탁기관에서, 같은 시점에 시행돼 양성 결과를 보이고 있어, 취급 과정에서의 오염 등으로 인한 위양성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객담 검체의 경우, 완충용액과 섞어서 검사를 하는데 원검체는 음성으로 나오고 용액을 섞은 검체는 양성으로 바뀌어, 오류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주현정기자 doit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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