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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검, 조서 없애고 진술대신 물증 위주 수사

입력 2020.10.21. 18:18 수정 2020.10.21. 18:31
업무시스템 혁신안 발표 눈길
공판중심주의·인권보호에 방점
여환섭 지검장, 전국 2번째 도입

앞으로 검찰 수사 과정에서 조서 작성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법정 직접 신문을 통해 실체적 규명에 주력하는 등 진술에 치중했던 수사 방식도 물증 확보 위주의 시스템으로 바뀐다.

구속영장 심사 역시 기록 위주 판단에서 벗어나 경찰관, 사건 관계인 등과의 직접 소명 여부를 파악하는 등 실질성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광주지방검찰청은 21일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인 직접주의·공판중심주의를 구현하고 인권보호 기관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조서 없는 수사'를 근간으로 한 새로운 업무 시스템을 구축·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8월 취임한 여환섭 지검장은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수사와 공판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검찰 구조를 공판 준비 체제로 개편해야 한다. 검찰은 조서를 버려야 한다"며 업무 시스템 개편을 강조해왔다.

여 지검장은 앞서 대구지검장 재직 당시 해당 업무 시스템을 실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이날 검찰이 밝힌 업무 시스템 개편안에 따르면 광주지검은 수사과정에서 조서 작성 대신 재판에서 직접 신문한 진술 증거를 활용키로 했다. 실제로 광주지검 수사과와 조사과는 지난달 10일부터 조서를 작성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그동안 조서에 의존하는 수사는 자백과 진술 강요, 심야 조사 등 인권 침해 논란이 계속돼 왔다"며 "통신기술 발전으로 손쉽게 영상녹화·녹음조사를 할 수 있으므로 '조서 없는 수사'로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검사가 기소 전 증인을 대면하고 증거물을 확인·수집해 증거 가치를 판단하고, 진술 증거는 법정에서 직접 신문해 실체적 진실 규명에 주력하겠다는 뜻이다.

검찰은 또 경찰이 신청한 영장에 대한 심사도 강화키로 했다. 수사 기록만으로 청구 여부를 판단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담당 경찰관의 의견을 듣고 사건 관계인을 면담하는 등 직접 혐의 소명 여부와 영장의 필요성 등을 확인하기로 했다.

나아가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검사가 청구할 경우에는 필요성에 대한 의견서를 작성해 법원에 제출하거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직접 출석해 의견을 제시하는 등 경찰의 수사를 종합적으로 지원할 계획도 밝혔다.

검찰은 이를 위해 '공판 준비' 위주로 업무를 개편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검사는 직접 사건 관계인을 면담해 입증 계획서와 증인신문 사항 등 공판에서 직접 활용 가능한 자료를 작성하고, 수사관은 기록 관리와 증거 수집·분석 등 물증 확보와 공판 지원 업무를 전담하는 지원팀의 역할을 하게 된다. 이에 따라 근무 공간도 '공판 준비형 검사실'로 구조를 변경, 한 공간에서 근무하던 검사와 수사관·실무관을 분리했다.

이진호 광주지검 인권감독관은 "그동안 사건의 공소 유지를 기소 검사가 아닌 공판 검사가 담당함에 따라 무죄 선고 때 책임 소재가 불분명했다"며 "앞으로는 기소 검사의 공판 참여를 대폭 늘리고, 사안이 복잡하고 법정 다툼이 치열한 사건을 원칙적으로 기소 검사가 직접 공소 유지에 책임을 지도록 직접 관여를 제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현정기자 doit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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