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곳에 부임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고생한 직원들과 회식 한 번을 못 했습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직원들과 꼭 회식하고 싶습니다."
광주 첫 백신 접종자 고숙 광주보훈요양원 원장은 이날 오전 9시30분 접종이 끝난 뒤 이같이 소회를 밝혔다. 광주시는 광주 첫 백신자로 코로나19 취약계층과 가장 밀접하게 접촉하고 그 때문에 누구보다 더 각별히 방역수칙을 지키며 힘들었을 관련 종사자 대표격으로 고 원장을 선정했다.
이와 함께 시설 입소자로 오랫동안 가족들과 면회조차 하지 못한 채 힘든 시간을 보낸 정진석씨(58)도 첫 백신 접종자로 포함했다. 고 원장이 먼저 맞긴 했지만 상징적으로 '1호 접종자'인 셈이다.
고 원장은 "(코로나 접종을 앞둔) 밤에 잠은 잘 잤다"면서도 "아침에는 긴장이 되더라. 맞고 나니깐 다른 예방접종 할 때와 비슷해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전했다.
접종할 때 맞는 느낌을 묻는 질문에 고 원장은 "긴장해서 그런지 접종하는 지도 몰랐다. 금세 다 끝났다고 하더라"고 했다. 정 씨도 마찬가지로 "맞을 때는 잘 몰랐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이미) 맞았더라. 편안했다"면서 "(이상반응 우려에 대해) 아직까지 별 반응이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 씨는 "일상생활이 멈춰서 힘들었는데 맞고 나니깐 마음이 시원하고 좋다"면서 "빠른 시간 내에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족들을 1년간 보지 못했다는 정 씨는 "(코로나19 상황이 끝나면) 가장 먼저 가족들이 보고 싶다"고 했다.
고 원장도 "다른 요양시설도 예방접종을 안전하고 순차적으로 접종해 하루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기를 바란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삼섭기자 seobi@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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