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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절약' 무인 매장·업종 늘어간다···장점 많지만 우려도 많아

입력 2021.05.14. 16:05
업주 "인건비 절감·여유 시간 확보"
무인 시스템 늘지만 우려도 커져
조작법 어려워 주문 포기 경우도
"시스템 개선·고객 적응 이뤄져야"
12일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김주홍(61)씨가 세탁소 앞에 설치된 무인빨래함을 소개하고 있다.

영업 이익과 여유시간을 늘릴 수 있는데다, 고객과의 응대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스트레스가 감소된다는 장점때문에 광주 지역에서도 다양한 업종의 무인 매장이 늘어가고 있다.

고객 입장에서도 영업 시간에 방문하지 않아도 되면서 이런 매장이 늘고 있지만 절도와 기물 파손 등 범죄에 고스란히 노출되는데다 중장년층 이상은 주문·구매 시스템에 낯설어 하고 있어 확산돼 가는 '무인화 시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김주홍(61)씨는 3개월 전부터 무인 빨래함 시스템을 도입했다. 고객이 세탁물을 빨래함에 맡기면 김씨가 수거해 세탁, 다림질 후 다시 빨래함에 넣어둔다. 고객은 자신이 편한 시간에 와서 세탁물을 찾을 수 있다.

김씨는 "빨래함 도입하기 전에는 늦은 밤이나 이른 새벽에만 맡길 수 있는 사람들은 세탁소를 이용하지 못했다"며 "빨래함을 도입한 후 토요일이나 공휴일 등 영업하지 않아도 고객들이 옷을 맡기고 찾아갈 수 있어 수익이 늘어나는 등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또 "평일에도 잠깐 자리를 비울 때 빨래함이 고객 세탁물을 받아주기 때문에 혼자서 운영하는 세탁소를 잠시 비워도 문제가 없다"며 "은행업무 등 급한 볼 일을 볼 수 있는 여유가 늘었고, 고객들은 언제든지 세탁을 맡길 수 있으니 초기 투자 비용도 전혀 아깝지 않다"고 전했다.

반면, 무인 카페나 무인 슈퍼마켓 등은 도난이나 제품 파손 등이 자주 발생하고 있어, 업주들은 피해 방지 최소화 등의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서구에서 무인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커피 빨대나 컵 홀더 등 비품 도난이 번번히 발생한다. 손님이 컵을 제외한 모든 비품을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게 준비해두다 보니 지나가던 행인들도 카페에 들려 조금씩 가져간다는 것이다.

감시카메라를 설치해놓긴 했지만, 도난품도 값비싼 물건이 아닌데다, 소량으로 가져가는 상황이어서 신고하기도 애매하고 번거로운 상황이다.

A씨는 "경찰에 신고하기도 애매하지만, 물건을 계속 채워놓는데 추가 비용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인건비 부담이 없어 무인매장 운영에는 부담이 적지만 범죄의 대상이나 범죄의 장소로 활용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A씨는 "매장 안에서 마실 수 없는데도 5명이 방역 수칙을 어기고 커피를 마시는 사례도 있었다"며 "방역 수칙 위반으로 과태료 무는게 아닌가 걱정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매장에 CCTV 설치와 스피커를 설치한 업체도 있다.

11일 광주 서구 하라커피 매월점에서 한 시민이 무인 시스템을 이용해 커피를 내려받고 있다.

무인카페 체인점 '하라커피' 관계자는 "최근 방역수칙 미준수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어 업주들의 고민이 많다"며 "카페에 스피커를 설치해 방역수칙을 위반하는 모습이 보이면 실시간으로 방역수칙을 안내하는 방식으로 대책을 세워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운영의 편리성때문에 무인 매장이 확산되면서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패스트푸드 전문점에서 만난 정모(43)씨는 키오스크 앞에서 5분이 넘게 주문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정씨는 "쿠폰을 이용해 주문하려는데 어디에다가 입력을 해야할 지 몰라 수차례 실패해 짜증이 났다"며 "물어볼 직원도 없어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그제서야 대화를 들은 점원이 나와 대신 주문해줬다.

이 점원은 "키오스크 대신 직원에게 주문하려는 고객들이 오시면 '키오스크에서 주문해야 한다'는 안내와 함께 절차를 시연, 안내해주고 있다"며 "키오스크 시스템이 직관적이지 않아 무인 주문에 힘겨워하는 고객들도 있지만 키오스크가 널리 보급되고 익숙해지면 해결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국적으로 버스터미널, 숙박업계, 패스트푸드점, 영화관, 도서관 등 무인 시스템이 확산되면서 무인 점포 수도 증가하고 있다.

버거킹은 94.3%에 달하는 등 패스트푸드점의 키오스크 도입률은 대부분 60%를 훌쩍 넘겼으며, 무인 아이스크림 체인점 'ㅇㅇㅅㅋㄹ'의 연도별 개점 수는 2019년 103점포에서 지난해 450점포, 올해는 지난 13일까지 98점포가 계약돼 있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무인 시스템의 도입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임장현기자 locco@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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