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잠시만요, 지나갑니다" 누군가 봤더니 '서빙 로봇'

입력 2021.06.17. 16:55
초등생 키높이 이 녀석, 비켜주자 '스마일'
지역 외식업체에도 AI 기반 '무인화' 바람
업주 "월 대여 60만~70만원, 인건비 절감"
손님 "신기한 볼거리" 친구들과 다시 찾아
17일 오후 12시께 광주 북구 각화동 한 식당에서 '서빙로봇'이 음식 서빙을 하고 있다.

"고객님 맛있게 드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17일 오후 12시께 한식을 판매하는 광주 북구 각화동의 A식당. 자리를 잡기 위해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중 "잠시만요. 지나가겠습니다"라는 말이 들렸다.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사람이 아닌 초등학생 키 높이의 로봇이 서 있었다. 몸을 옆으로 비키자 고맙다는 듯 웃으며 음식이 올려진 선반을 든 채 유유히 손님들이 앉아있는 테이블로 다가갔다.

17일 오후 12시께 광주 북구 각화동 한 식당에서 '서빙로봇'이 손님에게 음식을 전달한 후 이동하고 있다.

여느 가게에서 볼 수 없었던 이 낯선 기계는 다름 아닌 손님들이 주문한 음식을 테이블까지 전달하는 '자율주행 서빙로봇'이다. 이 서빙로봇은 손님들이 주문한 음식을 테이블까지 안전하게 전달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직원들이 주방에서 나온 음식과 반찬을 몸통 부분 트레이에 올리고 해당 테이블 번호를 입력하면 곧장 그곳으로 이동한다. 이후 손님들을 향해 "고객님 맛있게 드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라는 인사를 건넨다.

이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한 손님은 "로봇이 음식을 가져오는 것을 보고 처음엔 당황했다"면서 "어디에도 부딪히지 않고 음식을 안전하게 가져오는 것은 물론 사람처럼 살갑게 인사를 하는 모습이 신기하고 귀엽게 느껴진다"며 서빙로봇이 신기한 듯 눈을 떼지 못했다.

AI기술 발전에 맞춰 지역 외식업계도 로봇을 활용한 '무인화'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소비가 일상이 되는 가운데 직원이 없는 무인점포는 물론이고, 고객이 주문한 음식을 로봇이 전달하는 이른바 '서빙로봇 식당'이 늘어나고 있다.

직원 고용보다 인건비가 저렴한 것은 물론 손님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외식업계 자영업자들에게 또 하나의 매출 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식당 업주들은 '서빙로봇'을 통해 인건비 절감은 물론 종업원의 업무 강도를 낮출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서빙로봇'을 구경한 손님들은 신기한 볼거리가 생겼다며, 친구나 가족과 함께 식당을 다시 찾는 등 홍보 효과도 높아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 외식업체 관계자는 "직원 한 명을 고용하는데 매달 260만원 정도의 인건비가 지출된다"며 "서빙로봇은 한 대당 매달 약 60만~70만원 정도의 대여료만 내면 된다. 두 대를 구비해도 한 명의 인건비보다 적게 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음식을 서빙하는 업무를 로봇이 도맡아 하면서 직원들은 다른 접객 서비스를 더 신경쓸 수 있게 돼 손님들의 서비스 만족도도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 265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업의 87.5%가 '코로나19' 이후 무인화가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무인화 도입에 관한 질문에 기업의 65.3%가 찬성의 입장을 보였다. 이들 기업은 무인화의 큰 수혜로 '인건비 절감을 통한 수익 개선'을 꼽았다. 아울러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 2018년 5조8천억원에서 2025년 20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예지기자 foresight@srb.co.kr

#이건 어때요?
슬퍼요
1
후속기사
원해요
1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

사회일반 주요뉴스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