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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낭비" "감염 확산" 에어컨 단속도 딜레마

입력 2021.07.23. 17:02
[광주 상가지역 개문 냉방 영업 실태보니]
가게들 "문닫고 영업하면 코로나 우려"
전력 예비율 뚝···"정부 지침 와야 단속"
23일 오후 광주 동구 충장로4가 내 한 상가 건물이 문을 열어둔 채 냉방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전국의 전력 공급예비력이 연일 하락세를 기록하는 가운데 지역 상가들이 개문 냉방을 진행하면서 전력난 우려에 부채질을 하고있다. 개문 냉방은 밀폐 냉방 대비 효율이 크게 떨어지지만, 업주들은 밀폐된 공간의 코로나19 전염 가능성을 내세우면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행정당국도 정부 지침 없이는 개문 냉방을 강하게 단속할 수 없어 단순 계도를 넘어서는 지자체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23일 오후 찾은 광주 북구 전남대후문 일대. 바깥 온도가 32도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거리 일부 매장들이 문을 열어둔 채 영업을 하고 있었다. 이들 매장 내부로 들어서자 바깥 날씨를 무색하게 만드는 서늘한 바람이 불어왔다. 손님맞이에 분주한 카페부터 무인으로 운영되는 원룸촌 내 셀프세탁소 등 개문 냉방 현장은 업종을 무관하고 이뤄지고 있었다.

같은 시간 동구 충장로 4가 일대에서도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에 위치한 대부분의 상가에서 개문 냉방이 진행되고 있었다. 상가에서 뿜어져 나오는 냉기 탓에 거리 곳곳은 서늘했다.

23일 오후 광주 동구 충장로4가 내 한 상가 건물이 문을 열어둔 채 냉방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업주들 대부분은 개문 냉방이 잘못된 것을 알고 있음에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문을 연 채 냉방기를 틀고 있다고 변명했다.

충장로4가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업주 A(35)씨는 "에어컨을 통해서도 코로나19 확산이 쉽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문을 닫고 에어컨을 틀면 더 시원하고 전기세도 아낄 수 있겠지만 밀폐된 공간에서 바이러스가 더 확산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해 문을 열어뒀다"고 밝혔다. 인근의 카페 업주 또한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환기를 위해 문을 열어뒀다"고 말했다.

전력난 가중과 코로나19 확산 방지 딜레마 사이에 행정당국은 개문 냉방의 단속 근거가 없어 제재할 수 없는 실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전력 위기 상황을 발표하고 개문 냉·난방단속을 고시한 후에야 과태료 부과 등의 단속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단속될 경우 업주에게는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23일 오후 광주 동구 충장로4가 내 한 상가 건물이 문을 열어둔 채 냉방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광주 5개 자치구는 산업통상자원부 고시와 별개로 상가를 돌며 개문 냉방 단속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대부분 에너지 절약을 위한 홍보·계도 활동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올해까지 자치구들이 자체 단속을 진행한 결과 광산구 1곳, 서구 3곳에서 개문 냉·난방과 관련한 계도가 이뤄졌다.

광주 남구 환경생태과 여태원 주무관은 "전력을 가장 많이 사용할 시기인 매년 7~8월과 12~2월 사이 상가밀집지역을 중심으로 계도 및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는 경우 산업통상부 고시가 내려오는 상황을 가정한 채 이달 초 단속·계도 계획을 세웠다. 고시가 내려올 경우 단속반을 3개 팀으로 편성해 단속을 진행할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전력거래소의 전일 전력수급실적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전국의 전력 예비율은 9만9천955㎿의 공급량 대비 고작 11%에 불과한 9천997㎿로 나타났다.

이영주기자 lyj257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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