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일주일 간의 휴가를 마치고 8일 복귀하면서 "제가 해야 될 일은 국민 뜻을 세심하게 살피고 늘 초심을 잘 지키고 국민을 잘 받드는 것 뿐"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취재진과의 도어스테핑에서 이같이 답했다.
윤 대통령은 복귀 소감을 묻는 질문에 "지난 선거 과정, 취임 이후의 과정을 되돌아보는 그런 시간이었다"며 "돌이켜보니 부족한 저를 어떨 때는 호된 비판으로, 어떨 때는 따뜻한 응원과 격려로 이 자리까지 오게 해준 국민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먼저 다시 한번 갖게 됐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진 '인적 쇄신' 질문에도 차분하게 답을 이어갔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거취에 관한 입장을 묻자 "국정 동력이라는 게 국민들로부터 나오는 것 아니겠냐"며 "국민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점검하고 살피겠다"고 했다.
이어 "살펴보고,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하고, 그렇게 일하겠다"고도 말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칩4 예비회의'에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정부 각 부처가 그 문제를 철저하게 국익 관점에서 세심하게 살피고 있다"며 "너무 걱정 않으셔도 되고, 관련 부처와 잘 살피고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은 '내부총질' 문자 사태 이후 외부 일정과 휴가 등으로 중단됐다가 13일 만에 재개됐다.
윤 대통령은 이달 1일부터 5일까지 휴가를 사용했고, 휴가 중엔 대만을 방문하고 서울에 온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직접 만남 대신 전화통화를 한 바 있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전날인 7일 오후 서울 용산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최근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에서 일하는 참모들은 여론조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로로 국민들의 뜻을 헤아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휴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하면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의 뜻을 받들고 국정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힐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신인호 국가안보실 2차장이 사의를 표명한 데 대해 "건강 악화로 인해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하기 어렵다고 3주 전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휴가 중인 윤 대통령에게 보고 드렸고 어제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한편 윤 대통령의 이날 "국민 관점에서 모든 문제를 다시 점검하고 살피겠다"는 발언에 대해 국민의힘은 "집권여당으로서 깊게 공감한다"고 밝힌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반성의 의지는 모호했고, 해법은 불투명하기만 했다"고 비판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모든 문제 해결의 시작은 '국민적 관점'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더욱 경청하고 할 말은 하는 역할을 해나가겠다"며 "당내 쇄신 및 민생경제를 위한 개혁입법에 모든 힘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광주 북구갑)은 "인적 쇄신을 비롯한 국정 전반에 대한 쇄신을 바라는 국민의 목소리에 명확하게 답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국정 난맥상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갈피를 못 잡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여전히 야당과 언론의 악의적 프레임으로 자신의 진의가 왜곡되고 있다고 오기를 부리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서울=김현수기자 cr-200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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