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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ICT 농법' 일손 줄이고 소득 늘려···이게 '농라벨'

입력 2021.09.05. 20:01
[전남농촌 2021 리포트 ⑧각광받는 스마트 팜]
정보통신 접목 모바일 원격 조정
고령화·노동력 부족 대안 급부상
초기 비용 부담·기계 조작·AS 등
아직은 진입장벽 있어 대책 필요
전국 제일의 딸기 생산지로 명성높은 담양 월산면에서 수 년째 '부농의 꿈'을 키워 온 한정식씨가 딸기, 사과 대추 등의 스마트 팜을 선도해 오고 있다. 오세옥기자 dkoso@mdilbo.com


[전남농촌 2021 리포트 ⑧각광받는 스마트 팜]

#사례1

담양군 월산면에 거주하는 한정식(59)씨는 지난 1979년부터 딸기와 인연을 맺어왔다. 1996년부터 2008년까지 장미원예 사업에 눈을 돌리기도 했지만 그의 선택은 다시 딸기였다. 다시 선택한 딸기재배의 길. 보다 좋은 성과를 얻기 위해 그는 부단히 노력했다. 지난 2009년 농업 마이스터 대학교에 입학해 2013년 졸업했고 이후 2014년부터 '스마트 팜'기술을 등에 업고 당당히 딸기 재배에 나섰다.

현재 그는 1천400평 규모의 8개 동 비닐하우스에서 연 매출 1억8천, 연간 18톤의 딸기를 생산하고 있다.

그는 "스마트 팜이라고 해서 생산량이 3~40% 증대되거나 품질이 눈에 띄게 향상되는 등 드라마틱한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면서도 "장점은 명확하다. 노동력이 절감된다. 이전에는 비닐하우스 한 동을 살피는데 보통 20~30분이 소요됐었다. 스마트 팜을 도입하고 나서는 5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마트 팜 도입 전에는 내가 관리를 못하면 비, 눈 등 기상상황이 작물에 고스란히 그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스마트 팜은 입력 값에 따라 바람 양을 조절을 해주기 때문에 환경관리가 잘되고 자연스럽게 작물의 품질은 상승한다"며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스마트 팜을 도입하기 전보다 도입 후에 생산량이 약 10%정도 증대된 것 같다"며 스마트 팜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화순 이양에서 부모님 대를 이은 젊은 농업인 최양언씨가 스마트 팜의 대형 유리온실에서 친환경 토마토 출하를 위한 생산과 연구를 통한 부농의 꿈을 키우고 있다. 오세옥기자 dkoso@mdilbo.com

#사례2

화순군 이양면에서 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는 최양언(44)씨는 8년 전부터 다니던 엔지니어링 회사를 그만두고 가업을 물려받았다. 원래는 비닐하우스에서 농업을 했지만 더 좋은 환경에서 양질의 토마토를 재배하기 위해 4년전에 유리온실로 바꿨다.

그가 1년에 생산하는 토마토만 500~600톤. 약 4천 평의 유리온실에서 스마트 팜의 도움을 받아 많은 양의 토마토를 생산하고 있다.

그는 "스마트 팜을 도입한다고 해서 사람이 할 일이 전혀 없어지는 건 아니"라면서도 "기계가 온실 내·외부 온도, 습도, 일사량 등을 다 저장해서 작물에 최적화된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초기 비용과 기계 조작 등의 문턱이 있지만 최근에는 초기 비용을 지자체에서 50% 지원해주는 사업이 있고 기계 조작도 보급형과 기술자형 등 단계별로 구성돼 스마트 팜을 도입하겠다는 마음만 있으면 쉽게 넘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스마트 팜 기기의 부품이 회사마다 모양과 규격이 달라 A/S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A/S를 받으려면 간단한 문제도 3~4일까지도 기다려야 하는데 시기마다 할 일이 정해져 있는 우리 농업인들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긴 시간이다"며 "농촌진흥청에서도 이를 알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 농업인들이 체감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고령화와 일력 부족 새로운 대안

고령화와 인력 부족에 늘 허덕이며 하루하루를 힘들게 버티고 있는 우리 농촌의 현실은 '절박함' 그 자체다. 여기에 코로나19의 악재도 겹치며 그나마 남아있던 일손들마저 사라지고 애지중지하며 자식같이 키웠던 작물을 수확도 못해 버리는 일까지 일어나고 있다.

최근 이 같은 농촌문제의 대안으로 급부상 하고 있는 것이 '스마트 팜'이다. 스마트 팜이란 비닐하우스·유리온실·축사 등에 ICT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원격이나 자동으로 작물과 가축의 생육환경을 적절하게 유지관리 할 수 있는 농장을 말한다.

기계에 설정 값을 입력해 놓으면 작물에 최적화된 온도와 습도를 24시간 유지하고 하우스 밖의 기상 상황에 따라 창문이 스스로 여닫힌다.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를 활용해 작물 생산량과 수확기를 예측해 출하기를 조절할 수 있다. 최적의 컨디션에서 자란 작물은 당연히 품질도 높아져 소득증대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제 농민들은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만 있다면 이른바 '농라벨(농업과 워크 라이프 밸런스의 준말)'의 삶을 즐길 수 있다.

전남도가 지난 2014년부터 시설원예 및 과수분야 농가에 스마트 팜 시스템 도입 사업을 추진하면서 기존 10호에 불과하던 스마트 팜 도입 원예 농가는 2021년 293호까지 증가했고 그 규모는 10ha에서 169ha까지 급증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 농가의 작물 생산량은 평균적으로 27.9%가 늘었고 고용노동비와 병해충 발생비율은 각각 15.9%와 53.7%가 감소했다.

시설원예뿐 아니라 축산분야서도 스마트 팜은 각광받고 있다.

전국적으로 스마트 팜을 도입한 축산농가는 10만8천156호 중 3천643호로 이중 전남에 1천67호가 있다.

축산분야서도 스마트 팜의 활약은 여전하다.

전체 축산 농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한우 농가의 경우 도입 전후를 비교해 공태일이 평균 60일에서 45일로 감소했고 송아지의 폐사율도 10%에서 5%로 절반이 감소했다. 평균 3번 임신을 하던 횟수도 4번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스마트 팜 시스템은 이제 만성적인 고령화와 인력 부족 문제에 시달리는 우리 농촌의 현실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수단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초기 설치 비용 부담은 진입 장벽

다만 문제는 스마트 팜의 '진입장벽'이다. 첫 번째 진입장벽은 초기 설치비용이다.

전남농업기술원 원예연구소에 따르면 스마트 팜의 초기 설치비용은 평균 1천500만~2천500만원 선이다. 영세 농업인들이 선뜻 소비하기에 부담스러운 액수다. 또 큰돈을 들여 시스템을 도입했다 할지라도 고령의 농업인들이 스마트 팜의 기계시스템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여기에 스마트팜 시스템이 회사별로 제각각 달라 표준화되지 않아 지속가능성에 대한 어려움도 제기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한국형 스마트 온실 ICT기기 표준화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농가에서 이를 체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농촌일손 부족의 대안인 스마트팜의 적극적인 보급을 위해서는 IoT기술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고령의 농업인들을 위한 보급형 시스템 활용을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자동화에 가까운 기술만 활용할 수 있다면 노동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던 농가들도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때문이다.

김희곤 전남농업기술원 원예연구소장은 "고령의 농업인들이 IoT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팜 시스템을 활용하기는 어렵다"며 "조금만 이해하면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보급형 시스템 설치를 통해 고도의 정밀도나 지식이 필요하지 않은 '자동화'에 가까운 기술만 활용해도 직접 피부로 느끼는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기존의 국산 스마트팜 시스템 설치에 평균적으로 2천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시설 규모가 크든 작든 설치돼야 하는 시스템의 규모가 동일하기 때문"이라며 "온실의 형태별, 규모별, 재배 작목별 필요한 제어 항목을 설정하고 분류해 그에 따른 스마트팜 시스템 비용을 산출하면 비용을 훨씬 절약할 수가 있을 것이다"고 귀띔했다.

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농업의 구속'에서 해방···농민들 삶의 질 개선될 것"

[김희곤 전남 농업기술연구원 원예연구소장]

"노동력 절감·경험 부족 모두 해결

생산성 높여 젊은 귀농·촌 유입 효과

고령화·비용 등 관문 넘어야 안착"

"예부터 '작물은 농부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큰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농사는 손이 많이 가는 일입니다. 하지만 스마트 팜의 도입으로 농촌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김희곤 전남 농업기술연구원 원예연구소장은 스마트 팜의 도입은 '농부의 발걸음 소리가 덜 들려도 작물은 더 잘 자라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는 의미나 다름없다며 농촌의 새로운 미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스마트 팜의 도입은 단순한 노동력 절감이 아니라 농업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워짐을 뜻한다"며 "농업인들의 삶의 질이 개선되고 새로운 농촌인구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 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그는 "기존에는 농업인들이 경험에 의존한 농업활동을 해왔다면 스마트 팜은 데이터를 활용하기 때문에 보다 정확한 의사결정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심각한 고령화와 일손부족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농촌의 현실 해결에 스마트팜이 적절한 대안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스마트 팜은 원격으로 농장을 제어할 수 있어 필수 노동력이 감소하고 농업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며 "축척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밀한 농업을 실현하기 때문에 작물재배의 성공확률이 증가하고 설사 실패하더라도 그 원인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보다 더 스마트 팜 기술이 발전된다면 모든 농작업이 자동화 될 것"이라며 "파종부터 출하까지 모든 과정이 기계화 되고 시스템화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스마트팜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농촌의 고령화' '초기설비비용' 'A/S의 어려움' '스마트 팜 효과의 인식 부족' 등 여러 관문을 넘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현재 국내 농업인 중 약 103만5천여 명이 고령 농업인으로 이들이 스마트팜에 적응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며 "보다 손쉬운 사용이 가능한 보급형 스마트 팜을 설치해 간단한 기능들만 도입해도 노동력 문제도 해결될 뿐만 아니라 생산성 증대 도움이 될 것이다"고 제언했다.

또 그는 "요즘에는 젊은 귀농·귀촌인의 유입도 많다"며 "이들은 기계나 시스템에 대한 이해는 빠르지만 작물재배와 시설에 대한 이해도는 부족하다. 이들도 보급형 스마트팜 시스템부터 시작해 추후 고급형 스마트팜 시스템으로 나아가는 방향을 제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초기설치비용의 해법으로는 천차만별인 온실의 크기와 형태, 재배 작목에 따른 스마트팜 시스템 비용 산출을 제시했다.

김 소장은 "조건에 상관없이 설치 시스템의 규모가 같아 초기 비용의 문턱이 2천만원 가량으로 높은 편"이라며 "앞으로는 온실의 형태별, 온실 규모별, 재배 작목별 필요한 제어 항목을 설정하고 분류해 그에 따른 시스템 비용을 산출하면 비용을 훨씬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공급하는 비용을 낮추는 데에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면서 "가격을 낮추는 데에 집중하다 보면 양질의 센서나 구동기가 보급되기 힘들고 그만큼 추후에 A/S 발생 빈도가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보조금 지원 등의 정책적인 뒷받침이 지속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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