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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평] 빛고을 메세나운동의 현주소를 보며

@박성수 미래남도연구원장·전남대 명예교수 입력 2022.11.27. 15:04

얼마 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한국메세나협회가 주최하는 2022 메세나 대회가 열렸다. 잘 아는 바와 같이 이 협회는 경제와 문화예술의 균형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기업과 예술의 가교역할을 수행하는 문화예술후원기관이다

메세나(Mecenat)란 말이 생소할 것 같아 설명을 덧붙이자면 문화예술가들에게 후원을 아끼지 않은 로마제국의 정치가 마에케나스 (Maecenas) 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지난 1967년 미국에서 록펠러재단의 주도로 기업예술후원회가 발족하면서 이 용어를 처음 쓴 이후 여러 나라의 기업인들이 메세나협의회를 설립하였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지난 1994년, 기업 메세나 활동을 통해 문화예술에 대한 국민의식을 높이고 한국경제와 문화예술의 균형발전에 이바지할 목적으로 경제5단체와 기업들이 참여해 한국메세나협의회를 발족시켰다고 한다.

필자는 이 뜻깊은 대회에 참석하여 함께 해보니 전국에서 온 300여 명이 북적대는 성대한 행사였다. 메세나 활동의 한해를 결산하는 자리이면서, 기업부문의 메세나 대상을 비롯하여 문화공헌상, 창의상, 메세나인상, 기업과 예술의 만남상 등 총 5부문에 걸쳐 시상이 이루어졌다.

특히 이번 메세나인상은 불모지인 호남에서 최초로 수상자가 나왔기에 큰 관심을 끌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남도는 일찍이 예향으로 불려 왔지만, 안타깝게도 지역예술인들이 창작 활동을 하기에는 여건이 좋지 않아 여러모로 힘들었던 점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최근에는 지역대학에서 문화예술 분야 전공자들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으며, 관련학과조차 없어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보고만 있자니 답답하기 그지없다. 게다가 청년예술인들이 학업을 마치고 나면 창작공간이 턱없이 부족하고 연주할 무대조차 마땅하지 않아 전전긍긍하고 있음을 보면서 마음이 아픈 건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암울한 우리 지역 상황을 지켜보던 한 기업인은 아파트 모델 하우스에 젊은 예술인들이 미술작품을 전시하도록 기회를 마련해 주고, 신축아파트 지하에 젊은 미술작가들의 창작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그는 또한 광주의 구도심에 있는 옛 병원 건물을 매입하여 문화공원으로 조성하여 그곳 갤러리와 전시공간에 일 년 내내 미술작가들의 작품전시회가 열리도록 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지난해부터 그는 상무지구와 빛가람 혁신도시에도 미술인들의 노작을 전시할 수 있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아울러 대학을 졸업한 청년음악가들을 정기적으로 후원하여 무대에 설 수 있도록 해주고 있으며, 장래가 촉망되는 지역예술인들을 선정, 전폭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처럼 광주전남지역의 문화예술 창달을 위해 가뭄에 단비처럼 꾸준하게 공헌해 온 기업인이 바로 이번 메세나인상을 수상한 TG영무의 박헌택 회장이다.

참, 이번 기회에 알게 된 사연을 소개하려고 한다. 메세나인상은 금호그룹 고 박성용회장이 젊은 음악인들을 지원, 1천여명이 넘는 인재를 길러낸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만든 상이라고 한다. 금남로 4가에서 대인동 가는 길목에 들어 서 있는 금호시민문화관은 박회장이 성장한 자리로 선친 박인천 회장의 고택이다. 당시 이건물은 광주여객 뒤편에 자리하고 있었는데, 지금 이곳은 시민들을 위한 아늑한 휴식공간으로 제공되고 있다. 그런데 말이다. 이번 메세나인상 수상자의 보금자리인 김냇과와 박성용회장이 자란 옛집이 바로 이웃하고 있다니 참으로 대단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 들러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이곳에는 잘 가꾸어진 정원에 국내 유명 조각가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어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아직 와보시지 못한 분들은 꼭 한 번씩 방문하여 감상해 보시기 바란다.

청년예술인들의 앞날을 고민하다 보니 문득 6년 전 생각이 난다. 2016년 10월 어느 날, 역량 있는 지역작가들의 중앙무대 진출을 위해 종로구 인사동에 G&J 갤러리를 열었던 그때 함께 했던 기억이 새롭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광주와 전남의 상생 차원에서 광주전남연구원처럼 통합되어 만들어졌기에 이 갤러리는 실로 의의가 크다고 하겠다. 들어 보니 지난해는 광주전남 갤러리를 인사아트센터로 확장 이전하였다고 한다. 많은 지역작가들이 일주일에 100만원 정도의 저렴한 임대료로 전시회를 열면서 성업중이라니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우리의 자랑스러운 예향 빛고을이 명실상부한 고장이 되려면 메세나운동이 본격화되어야 한다. 70%가 넘는 대기업 중심의 메세나에서 탈피하여 중소기업 전체까지 확산되어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지역메세나협의회가 다시 설립되어야 하고 이어서 우리 지역의 메세나운동이 협의회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개되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박성수 광주경제고용진흥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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