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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자신들을 학살한 계엄군 구한 아름다운 광주시민

@무등일보 입력 2023.05.25. 18:16

1980년 5월, 처참한 항쟁 상황에서 광주시민들이 부상당한 계엄군을 병원으로 데려가 생명을 구한 사실이 43년만에 알려져 작은 감동을 주고 있다.

광주시민들의 뜨거운 인간애가 계엄군 생명까지 구한 일로, 1980년 우리나라 국군이 국민을 학살하는 참혹한 상황에서도 방화나 절도, 폭동 한번 없었던 광주시민들의 위대함이 다시 한번 소환되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크게 다친 계엄군이 당시 자신을 도와주고 치료해준 의사를 43년 만에 다시 만나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따르면 북구 한 병원에서 5·18 당시 계엄군 출신 박윤수 씨가 43년 전 자신을 도와준 의사 정영일씨와 재회했다.

20사단 61연대 대대장 당직병이었던 박씨는 80년 5월 21일 대대장 지프차를 타고 서울에서 광주로 이동하던 중 광주 산단 진입 무렵 큰 부상을 당했다. 차량을 빼앗기고 정신을 잃은 그를 누군가 병원으로 후송했다. 의사 박씨는 흥분한 시민들의 눈을 피해 병원 위층에 있던 자신의 자택에서 머물도록 하며 치료했다. 이후 정신을 차린 이씨에게 사복을 입혀 무사히 부대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는 자신이 치료받았던 병상을 둘러보며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계엄군 출신 박윤수씨와 의사 정영일씨의 43년만의 만남이 뭉클하다.

당시 광주시민의 적이나 다름없던 부상당한 계엄군을 병원으로 옮긴 이름없는 시민, 계엄군을 분노한 시민들로부터 보호한 의사에 이르기까지 광주시민들의 뜨거운 인본주의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한다.

사람이 돈으로 계급으로 매겨지는 세태에 광주시민들의 위대한 마음이 절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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